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대평 '18 이무 괄풍채 시음기-보이차중 명차, 괄풍채를 아시나요?

무설자 2019. 3. 3. 19:04
728x90

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1903

보이차중 명차, 괄풍채를 아시나요?

-대평 '18 이무 괄풍채 시음기




2010년 전후로 고수차 열풍이 불면서 몇몇 산지의 차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차산별로, 산채별로 나누면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 중에서 임창차구 대표는 빙도, 시상반나 차구 대표는 노반장이라 하겠다.


좀 더 세분한다면 임창차구는 석귀가 최근 주목을 받아서 빙도 못지 않는 차값을 자랑한다.

시상반나 차구는 포랑산 대표가 노반장이라면 이무산 대표로 괄풍채를 손꼽기도 한다.

이무는 고 육대차산을 대표하는 산지로 보이차의 오랜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다.



이무차의 대표 주자로 추천되는 괄풍채 고수차,

차산이 워낙 깊고 차산에 접근하는 길이 험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南 노반장, 北 빙도라며 보이강호의 대표 고수차를 찾는 시대라

북은 석귀, 남은 괄풍채가 빙도와 노반장과 쌍벽을 이루는 선수로 드러난 셈이다.




고수차는 익혀서 마시는 藏茶 개념으로 대하지 않는다.

보이차는 대엽종이라 카테킨 함량이 높아서 쓰고 떫은 맛이 많아 익혀서 마신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정의가 순료 고수차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걸 고수차를 마셔본 사람들은 안다.


고수차를 강긴압하면 햇차를 마시는 재미를 반감시키게 된다.

너무 야물게 긴압을 하면 보이차칼을 아무리 잘 쓰더라도 온전한 찻잎을 풀어낼 수 없다.

모차를 만들면서 아무리 유념을 잘 해도 부스러진 찻잎으로 우리면 소용 없지 않은가? ㅎ  


대평 보이차의 병면은 이런 나의 기대를 충복시켜 준다.

찻잎이 한올한올 살아있는 병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큰잎 작은잎 은호급 황편급 이파리들이 모여 병 하나를 이루고 있다.



병면을 확대해서 보면 모차의 상태가 더 작나라하게 드러난다.

다양한 이파리의 조합이라야 고수차라는 판단도 있다.

관목차는 잎의 크기가 균일한 게 한계이고 교목차는 다양한 게 장점이 된다. 



보이차 병을 훼괴하는 송곳을 보이차칼이라고 한다.

이 칼은 지난주 진주에서 있었던 다우들과 만남에서 선물로 받았다.

대나무 뿌리가 아니라 나무를 깎아 만든 구불구불 손잡이는 그립감을 좋게 한다.



이 다구가 핸드메이드라고 하는 증거는 이 송곳 끝에서 볼 수 있다.

송곳의 끝을 편편하게 만들어 살짝 구부린 이 처리가 탁월하다.

송곳의 끝이 병면을 파고들어가서 살짝 들어 올리면 잎이 잘 분리되어 나온다.



개완 자랑~~~~

눈부시게 하아얀 玉紛으로 만든 옥개완이랍니다. ㅎㅎ



병면에서 분리해 나온 찻잎,

산차처럼 이파리가 고이 병을 떠나 개완에 들어왔다.

색깔이나 모양도 다양해서 야생환경의 차산이 떠오르는듯 하다.





장황하게 서설을 많이 풀었지만 차의 향미가 신통찮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시상반나 차구에서 이무는 포랑과 비교되는 차의 향미를 가진다.

포랑산의 대표주자는 노반장과 노만아인데 화려한 쓴맛-高級苦味를 자랑한다. 


이에 비해 이무차는 편안하고 온화한 향미로 보이차의 바탕으로 삼는다.

이무는 易武正山이라 불리는 특별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포랑이 남성적인 패기의 느낌이라면 이무는 여성적인 온화함이 매력이다.


이무 대표 주자 괄풍채는 향미가 어떨까?

고미와 감미의 적절한 배합이 더 쓰지 않아도 단맛이 더 있으면 안 될 듯하다.

개인적으로 고미에 민감한 입맛이라 포랑차는 부담스러워 임창차를 선호한다.


향미에서 괄풍채는 임창차와 닮았는가?

임창차는 甛味가 좋은 밀향의 단맛이라면 괄풍채는 回甘으로 다가오는 단맛으로 다가온다.

임창차가 향이 좋다면 괄풍채는 맛이 좋다고 느껴진다.  



키 큰 교목에서 채엽한 다양한 껑과 이파리, 살청과정에서 현장감이 느껴진다.

상품으로 만드는 과일이 보기에 좋게 만든다면 집에서 먹는 과일은 자연그대로를 존중한다.

만들어진 향미가 아니라 차농이 집에서 마실 차로 만든 그 느낌? ㅎㅎㅎ 



차향은 잔에 채워진 채로 음미할 수 없다.

차가 비워진 빈잔, 차향은 여백의 미학이다.

고수차만이 가진 독특한 차향을 즐기는 건 갓 만들어진 햇차에서 풍부하게 음미할 수 있다.



이무산의 언저리에 깊게 숨겨진 괄풍채,

시상반나 차구의 대표주자의 하나로 추천되는 괄풍채 고수차는 어떤 향미일까?

다우들의 평가는 어떨지 궁금하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