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75
차 마시기 전에
앉으면 차,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도 차,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차...
이렇게 차 마시기는 제게 늘 붙어 다닙니다
사무실의 테이블에도, 우리집의 거실 한켠에도, 여행길에도 차는 저와 함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차를 마신 지는 이제 겨우 5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 전에 차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요?
하루 일과가 일어나면 물을 끓이며 차로 시작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차로 끝이 납니다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집에 백수를 바라보는 할아버지께서 건강을 유지라는 비결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밥 때가 가까워지면 오늘 먹을 음식을 상상하면서 아주 맛있을 것이라고 되뇌인다고 합니다
그러면 입에 침이 돌고 속에서는 그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겠지요
그리고 아주 맛있게 음식을 먹게 되니 위장병이라고는 아예 없이 살고 있답니다
항상 맛있는 밥을 먹으니 어떻게 장수를 누리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우리가 차를 마시기 전에도 해야 할 일이 이런 것이 아닐까요?
이 차는 아주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난 뒤에 차를 마셔야겠습니다
어떤 이는 차를 마시고 꼭 단점부터 꼬집어 내더군요
어떤 차라도 음미하고 난 뒤에 그 차의 장점을 찾아내면 늘 최고의 차를 마시지요
인급 호급 노차를 마시더라도 차의 단점을 들추려고 하면 그 차는 최악의 차가 되고 맙니다
이 글을 쓰면서 지금 마실 차를 생각하니 입에 단침이 고입니다
제가 지금 마시게 될 최고의 차를 굳이 어떤 차냐고 물어보지 않으실 거죠?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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