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가을에 만난 복날

무설자 2017. 10. 2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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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1710

가을에 만난 복날



휴일,
가을 햇살이 밖에서 나오라고 애타게 부릅니다.
이런 날 집 안에 있는 건 죄라고 하듯 화사한 햇살이 쏱아져 내립니다.
목발을 떼지 못하니 앉은 자리에서 열보 내외가 행동반경이라 그저 밖을 바라볼 뿐입니다.




발코니를 넘어 거실 바닥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여름내 거실 문턱을 넘지 않았던 햇살이 슬금슬금 안을 넘보며 들어도 못 본 채 허락합니다.
정남향집에 살 수 있는 건 삼대적선의 공덕을 지어야 가능하다지요.





이 좋은 가을날,
집 안으로 따신 햇살을 들이고 향기로운 녹차 한 잔 즐기니 이보다 더한 복이 있을까요?
승학산 자락의 산 아래 고요한 동네에서 휴일의 지복至福을 누립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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