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단독주택 제주 다섯채 마을

제주도에 짓는 작은 파라다이스, 한 사람의 꿈이 만든 전원주택 다섯 채의 미니마을

무설자 2017. 5. 25. 17:11
728x90

제주도에 그들만의 파라다이스를 짓는 이야기 4

제주도에 짓는 작은 파라다이스, 한 사람의 꿈이 만든 전원주택 다섯 채의 미니 마을

 

 

제주 유수암리 가천재 마을 조감도

 

인생 후반기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제주도로 이주 계획을 세운 그의 선택,  큰 바람을 담은 작은 마을을 만드는 작업의 결론부터 우선 얘기해야겠다. 그가 구입한 1000여 평의 땅에 집을 앉혀 보니 다섯 채의 집으로 이루어진 미니마을이 되었다. 오순도순 정을 나눌 수 있는 마을, 먼 친척보다 낫다는 이웃사촌으로 지내게 할 수 있는 묘안이 나올 수 있을까?

 

근래에 제주도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의 수요에 맞춰 택지나 단독주택을 지어서 분양하는 광고가 붐을 이루고 있다. 분양하는 내용을 조감도를 통해 살펴보면 도로를 내고 적당한 면적으로 구획한 대지만 있을 뿐이다. 도로를 내고 필지를 구획한 땅에 꼭 같은 집이 도열해 있는 상태이니 애당초 마을이라는 개념 설정은 없었던 것 같다.

 

가구 수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집들이 어우러지지 못한다면 개별 집이 모여 있을 뿐이니 마을이라는 의미는 희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섯 집이 모여 만들어지는 초미니마을의 구심점이자 세대간의 매개공간으로 비워진 광장과 정원을 주안점으로 설정했다. 우리 마을은 집이 도로를 따라 열 지어 들어선 삭막한 풍경을 지우고 광장과 정원을 중심으로 집들이 서로 마주보도록 했다. 집끼리 등지거나 열 지어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주 볼 수 있다면 각 집에 사는 사람들끼리도 마주보고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을의 집들은 형제처럼 닮게 설계되었고 세 채는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꼭 같다고 할 수 없다. 세 쌍둥이와 다른 두 채도 형제인 듯 닮은 디자인 요소로 어우러진다. 세 쌍둥이 집이라고 하지만 내외부공간이 연동되는 한옥의 얼개를 적용했기에 사는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도록 했다.

 

낮은 나무울타리로 담장을 대신하여 영역은 구분하되 시야는 마을 전체로 열리도록 했다. 제주도이기에 대문도 가볍게 처리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집마다의 프라이버시는 잘 유지되면서 서로 마주보며 살 수 있는 마을이라면 이웃사촌으로 정겹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간절한 마음을 불어넣었다.

 

다섯 집의 연면적도 거의 비슷하지만 단위공간의 크기도 차이가 없도록 의도하였다. 내외장 마감도 화려하고 값비싼 재료를 지양하고 소박하면서 품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형제처럼 지은 다섯 집이 모인 이 마을에서는 어떤 집에 사느냐에 대한 관심보다는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입주하면 좋겠다.

 

형제처럼 닮은 집들이 모여 있는 작은 마을, 세쌍둥이 집은 어떤 차이를 가졌기에 집마다 다른 분위기로 살 수 있는 것일까? 다섯 채의 형제 집들의 이야기를 다음 편에서 풀어보도록 하겠다. (계속)

 

[DAMDI E.MAGAZINE-29] 게재

 

 

무 설 자

 

무설자는 건축사로서 도반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집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어서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건축설계를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쩌다 수필가로 등단을 하여 건축과 차생활에 대한 소소한 생각을 글로 풀어쓰면서 세상과 나눕니다.

차는 우리의 삶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만한 매개체가 없다는 마음으로 다반사로 차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집을 지으려고 준비하는 분들이 가지고 있는 크고작은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메일:kahn777@hanmail.net

전화:051-626-6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