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차는 자리를 다투지 않는다-茶以不爭先

무설자 2016. 3. 1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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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603

차는 자리를 다투지 않는다-茶以不爭先




차는 서로 향미를 다투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만큼 내놓을 뿐 사람의 재주에 연연해하지 않습니다. 
단맛이 좋다하고 쓴맛, 떫은맛을 꺼려하는 건 사람의 입맛일 뿐 차는 안타까워하지 않습니다

차는 순위를 다투지 않고 오래 두면 받아들이는 맛, 금방 마시면 뽐내는 향으로 드러냅니다.
차는 마시는만큼 알게 되고 나눈만큼 더 좋은 차를 얻게 됩니다


차처럼 살라는 것은,

있는 그만큼 인정하고 여유만큼 나누어주고 살라는 것입니다
빨리 간다 늦게 간다 조급해 말고 더 있고 없음에 개념치 말라는 것입니다
받은 만큼 나누고 나눈 만큼 받을 것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아끼는 차가 없어짐을 못내 아쉽다고 고이 모셔두면 임자는 따로 있게 됩니다

창고에 재여 있는 차는 마음의 짐이 되어 고민으로 남는답니다
차가 뜨거운 물에 우려져 향미를 품어내듯 온전하게 베풀며 살라는 것입니다

차처럼 산다는 것은,

있는듯 없는듯한 향미처럼 은근한 삶을 견지하는 것이며
나도 함께 마시는 사람도 바라는 것이 없어야 만족하는 찻자리가 되는 것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