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080327
사는 게 힘 드신지요?
지난 몇 년은 건축사라는 직업을 가진 제게는 정말 힘 들었습니다
부동산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저와같은 상황에 있었을 것입니다
일 없는 사무실이지만 출근은 환한 얼굴을 만들어 "좋은 아침"하고 직원들을 봅니다
그리고 전기포트에 물을 끓입니다
제 자리 뒤에 있는 차선반에 차를 고릅니다
아침차는 녹차로 침차, 우전, 세작이 있는데 그 중에 골라 다호에 넣습니다
직원들과 커피타임이 끝나고 난 뒤의 장면이지요
직원들도 자리에 돌아가 저처럼 차를 하나 골라 표일배에 넣었을 것입니다
계약하여 돈을 받고 시작하는 일이 드물기는 해도 할 일이 떨어졌던 적은 없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사업성을 검토하다가 더 진행이 안 된 일들이었지요
그렇게 시간은 지나가고...검토했던 일들이 슬슬 꿈틀댑니다
그렇다고 시작되는 일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기다림,
지난 시간동안 배운 건 때가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견디기 어려웠던 시간에도 늘 함께 했던 건 차였습니다
차를 마시고 카페를 찾아 다니며 차에 관한 글을 찾아 읽고
가끔 다우들을 만나며 일 없는 일로 마음의 평정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여명처럼 일의 전조가 열리는 듯 합니다
차를 마시며 일을 하는 즐거움, 일을 하며 차를 마시는 기쁨
다우들께 쪽지를 쓰고 가끔 전화를 주고받고 또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다담을 나눕니다
혹시 지금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너무 힘이 드신지요?
차와 더불어 빈 마음을 채우고 지루함을 달래 보십시오
힘든 시간은 지나가기 마련이고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좋은 일과 함께 차도 늘 우리 곁에 있을 것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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