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지란지교의 다우와 함께

무설자 2013. 1. 2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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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지란지교의 다우와 함께

 

 

부르면 10분이면 달려올 수 있는 거리에 다우가 삽니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둘이 앉아 차 마시는 게 우선인 두 사람입니다.

너무 같이 하는 시간이 잦다보니 아내는 둘이 연애하냐고 합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다식이 있어서 다우를 불렀습니다.

광주에 사는 유명한 다인인 다우가 그림같은 다식을 보내왔습니다.

그 다식을 놓고 특별한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다우와 앉으면 제가 내놓을 수 있는 차는 그 차가 그차입니다.

동네 마실 나오듯이 자주 차를 마시니 그가 모르는 차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같이 마시면 늘 다른 차처럼 맛있다고 탄복하는 예를 지켜주는 그입니다.

 

 

그 다우는 저와 도반입니다.

인생을 같은 방향으로 살고자하는 귀한 길동무랍니다.

차를 같이 마시면서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바른 길인지 깊고도넓은 대화를 나눕니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에 차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어떤 날은 두 시간이고 또 다른 날은 세 시간도 넘기지만 늘 아쉽게 자리를 파합니다.

녹차도, 말차도, 보이차도 시간 속으로 녹아듭니다.

 

 

그러니 차맛은 늘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차맛이 다른 게 아니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입니다

오늘은 다식까지 특별하니 대화마저 이보다도 더 좋을 수 없습니다.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면 차도 얘기도 마음으로 젖듯이 스며듭니다.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는 사는 게 그대로 향기로워집니다.

좋은 차처럼 맑고 향기롭게, 다우이자 도반인 그와 함께 가는 삶의 길입니다.

 

겨울이 봄을 준비하는 계절인 것처럼 그와 나도 인생의 봄을 준비합니다.

그와 나의 겨울이 깊어가니 우리가 바라는 봄도 가까이 와 있겠지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