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숙차의 지위

무설자 2012. 9. 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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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을 빼앗긴 기분


2005년 5월,
배우 허준호가
뮤지컬 ‘갬블러’ 홍보를 위해
일본을 찾았을 때의 일입니다.

일본 기자가
뮤지컬 홍보와 전혀 관계없는 외교적 질문을 던졌습니다.

“허준호씨,
최근 한국과 일본 간에 독도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스타로써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가요?”

기자회견장은 일시에 조용해졌습니다.

때마침 드라마 ‘올인’이
일본에 방영되어,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

일본 국민의 비위를 맞추고,
눈치를 보아야 하나 고민이 될법하죠.
하지만 그는 달랐습니다.

그는 기자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볼펜을 확 빼앗아 버리고 물었습니다.

“기분이 어떠세요?”

이유없이
자신의 것을 빼앗긴 기분을
느껴보라는 뜻이었습니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대한 한국의 감정을
멋들어지게 표현한 것입니다.

일순 취재진들은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일본 기자는 곧바로

“미안합니다. 볼펜을 돌려주세요.”
라며 사과했습니다.

- 이근오 (새벽편지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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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은
불이익을 받을 것이 예상되어도
자신의 신념과 의견을 떳떳하게 밝히는 데 있다.

- 대한민국의 한류스타들의 ‘당연한’ 발언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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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짧은 보이차 이야기 120905

숙차의 지위

 

 

 

아직도 숙차를 보이차에서 낮춰보는 이들이 있더군요, 자신이 만든 고수차를 홍보하기 위해서 숙차를 마셔서는 안 될 차로 얘기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가 숙차를 폄하하는 수위는 읽기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물론 숙차는 다른 차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만드는 과정도 톤 단위로 조수악퇴 방식이다보니 제다 현장 사진은 안 보는 편이 낫더군요. 요즘은 제다 현장을 위생적으로 관리하지만 초창기는 아주 열악했습니다

 

그렇지만 숙차를 마셔서 얻는 이득은 다른 차에 비해 월등하다고 봅니다. 커피를 비롯한 어떤 음료도 제대로 만든 숙차보다 몸에 이로운 게 있을까요? 숙차를 약리적으로 분석한 데이타로 보면 꾸준히 마신다면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입니다.

 

맛은 어떨까요?. 쓴맛도, 단맛도, 또 다른 맛도 은근해서 마시고 또 마셔도 물리지 않지요. 향도 제대로 익은 상태에서는 풍미라고 할 달콤한 내음이 어떤 차보다 좋습니다.

 

숙차만 마시는 사람은 없겠지만 숙차를 무시하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값 싼 차라고 지위가 낮을까요? 저는 숙차를 만들어낸 분들께 큰 상을 주고 싶습니다.

 

대화의 자리를 잃어버린 이웃들에게 숙차 마시기를 권하며 좋은 차라고 자랑합니다. 어떤 차라도 지위는 없습니다. 낮은 자리에서 누구라도 마실 수 있는 숙차는 덕을 갖춘 차이기에 늘 함께 하고 싶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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