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회 7월 다회 후기 110714
한 여름 밤, 음악이 흐르는 찻자리
여름이 깊어가는 밤의 다회
지리한 장맛비로 차향이 더욱 그리운 날이었습니다
차보다 더 만나고픈 다우들과의 찻자리인 다연회 다회입니다
2011년 7월 다회는 우리 집처럼 편한 카페빈에서 열렸습니다
오늘은 다우님들이 몇분이 참석하실까요?
총무를 맡은 아름다운 동행님이 준비하는 자리라 늘 즐거운 자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보기 드문 도심에 핀 연꽃이 우리를 반깁니다
오늘 다회를 준비하느라 여름내내 무주님이 준비하신 것일까요?
싱싱한 연잎 사이로 연꽃 봉오리가 탐스럽게 꽃을 피울 준비를 마쳤습니다
카페빈에는 연꽃외에도 안팎으로 온갖 화초들이 가득합니다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가 차 한 잔의 자리를 더욱 향기롭게 합니다
참 좋은 찻집입니다
오잉?
찻집이 아니라 커피집이네?
그렇습니다. 카페빈은 커피가 주인이랍니다
하지만 주인장의 속내는 커피보다 차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이렇게 알 수 있습니다
차보다 커피를 더 즐기는 실정이니 커피를 주종목으로 할 수밖에 없나봅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커피 반, 보이차 반...ㅎㅎㅎ^^
이렇게 안방은 차를 마시는 공간입니다
이곳이 주인장인 무주님의 안방이 아니라 차인은 카페빈의 안방을 차지합니다
보이차를 마시고 싶은 분은 이 자리에 꼭 앉아 보시길 바랍니다
무주님의 부인께서 우리 다회를 위해 한참 다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다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저녁을 준비하셨네요
오늘 저녁은 찹쌀로 지은 연밥이었습니다
오시는대로 다우들은 맛있는 연밥을 먼저 먹습니다
바쁜 시간에 오시는 길이라 배가 출출한데 이 밥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있을까요?
맨 꼴등으로 오신 말미자님이 맛있게 드시는 중에 찻자리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인지 오랜만에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너무 많이 오셔서 일일이 호명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ㅎㅎㅎ^^
오늘은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 다회라서 특별한 차를 마십니다
'92 이무청병, '88중차숙타차, 50년대 초반 녹인이 그 차입니다
어떤 찻자리에서도 대장차가 될 차인데 녹인이 다른 차들을 졸병으로 만들었습니다 ㅎㅎㅎ^^
오늘 시우담님이 녹인을 준비한다는 정보가 누출이 되어 다른 차가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저로서는 비장의 차인 90년대 초반 이무청병과 88 중차숙타차를 앞 차로 씁니다
충분히 대장차인데...대장차인데...하면서 차를 우리는데 스무 분 정도되는 찻자리에서는 차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시우담님이 50년대 초반 녹인을 담아온 자사호입니다
이런 귀한 차는 가져온 분이 팽주가 되어 차를 우려야 하는데 시우담님이 고사를 합니다
세석평전님?...역시 손사래를 칩니다
어설픈 무설자가 계속 차를 우리는데 녹인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습니다
이런 귀한 차를 저렇게 우리다니...하는 표정들...
그 눈길을 외면하면서 속으로 되뇌입니다
'나는 팽주다...^^;;'
묵은 차일수록 시간을 오래두고 차를 뽑아야 한답니다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모르고 양을 적게 가져왔는데 저는 되도록 양이 많이 나오도록 뽑았답니다
한 잔만 마시더라도 진하게 뽑아야 하는 걸 모르고...다들 마셔야 하니까...
이제 차는 뒤로 빠지면서 음악을 듣는 순서를 진행합니다
오늘 해설을 맡으신 분은 무주님의 지인이신데 클래식에 대해 조예가 깊으신 분이라고 합니다
좋은 음악은 고독의 끝, 심연에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오늘 자리를 위해서 네 시간의 시간동안 40여 개의 음반을 골라 오셨다고 합니다
오디오의 성능보다는 음원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100보다 더 나은 1을 추구하는 음악 애호가이십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차를 마신다고 하시며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주는 그 파동을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짧게 몇 곡을 들려주면서 그 곡에 담긴 사연을 들려줍니다
차향에 취해 음악에 취하니 한 여름밤이 너무 짧습니다
포항에서, 밀양에서, 김해에서 먼 길을 짧게 달려온 다우님들 고맙습니다
자리를 준비해 주신 무주님과 음악해설을 맡아주신 분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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