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돈 주고 살 수 없는 차

무설자 2011. 6. 30. 00:01
728x90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돈 주고 살 수 없는 차

 

 

 

 

오늘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중국 광조우에서 뱅기를 타고 날아온 박스 하나...

아주 특별한 차가 도착했습니다

 

댓글의 공덕으로 받게 된 귀한 선물이랍니다

온라인에서 주고 받는 댓글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대화랍니다

글을 올렸는데 댓글이 붙지 않으면 독백이나 메아리 없는 외침이지요

 

어쩌면 본글보다 댓글이 더 소중하지요

댓글에 답급, 댓글에 댓글이 열개 스무개... 달려 있으면 그들끼리는 이미 소중한 벗입니다

차를 마시는 벗을 다우라고 하는데 그들끼리는 특별한 주고 받음이 있습니다

 

마음이 오가다보면 차도 오가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주고받기 쉽지만 이렇게 외국에서 보내오기는 참 어렵지요

그런데 이번에 온 차는 어떤 것일까요?

 

 

 

 

오늘 받은 박스랍니다

이 안에 어떤 차가 들어있을까요?

어떤 선물도 그렇지만 막 받았을 때가 가장 기쁘지요 ㅎㅎㅎ

 

 

겉 박스를 개봉하니 그 안에 이렇게 깔끔한 종이 상자가 들어있습니다

혹시 습기가 들어갈까봐 비닐로 잘 싸져 있습니다

정성, 그 자체지요?

 

 

짠~~~개봉

하얀 티백이 차곡 차곡 담겨 있습니다

이 티백은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요?

 

 

 

 

이 티백의 이름이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지니 JINEE 남나고수보이

남나산 고수찻잎으로 만든 티백인가 봅니다

 

 

티백의 뒤를 보니 JINEE KIM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 티백은 다우께서 딸의 생일 선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둘도 없고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귀한 차입니다

 

 

유리 숙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워서 티백을 담궜습니다

찻잎을 잘게 썰어서 만들어 금방 우러납니다

첫탕은 부숴진 찻잎 때문에 탕색이 흐렸지만 그 다음부터는 맑은 차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쓴맛도 떫은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맛입니다

고수차 특유의 농한 맛에다 깔끔한 맛이 차맛을 즐기기에 그만입니다

누가 생차는 세월을 먹어야 마실 수 있는 차라고 했나요?

 

고수차는 이제 가격대가 해가 바뀌기 무섭게 급상승하기에 장차용 차가 아닙니다

만든 그 해에 즐겨도 이만한 맛의 차가 없다고 여길 수 있을만큼 맛있지요

그렇기에 이렇게 티백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지요

 

그렇지만 상품으로 만들기에는 원가가 너무 높을지도 모릅니다

티백은 저가의 모차로 만든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의 생일선물로 만들었으니 얼마나 좋은 차일까요?

 

정말 귀한 차입니다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이런 귀한 차를 보내주신 다우님께 고마음을 전합니다

그 보답은 귀국하는 길에 부산에 들르신다면 자연산 회로 대접하겠습니다 ㅎㅎㅎ

 

 

이 숙차는 보너스로 따라 왔습니다

숙차를 좋아하는 무설자를 위해 동봉하신 것 같습니다

다우님, 고~~맙습니다

 

 

귀한 차,

행복한 차,

소중한 이 차를 다우님들께 한 잔 올립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