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보이 숙차 이야기

하수가 누리는 특권? 숙차 즐기기

무설자 2011. 5. 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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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숙차 이야기 07

하수가 누리는 특권? 숙차 즐기기

 

이무 야생 노엽 숙전

 

더 좋은 것을 찾으려고 애쓰는 건 차도 예외가 될 수 없나봅니다

보이차를 마시는 다인들은 특히 진년차에 대한 애착은 대단합니다

그래서 건창 진년 보이차의 가치는 임자 만나기 나름이라고 합니다

 

처음 보이차를 접했을 때 온라인에서 글로 표현된 보이차의 맛을 느껴보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장향, 난향, 회운, 회감, 두터운 맛 등으로 표현되는 맛과 향을 좀처럼 느끼기 아렵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얼마되지 않은 가격이지만 청병 노차를 구입하면서 그 한 편에 꽤 많은 돈을 지불했습니다

 

결론은 '왜 이 차를 마셔야하는가?'로 났습니다

쓰고 떫은 맛에 익숙치 않은 그 때 그 맛은 도저히 받아 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노차는 뒤로 미루고 숙차 마시기에 매진을 했습니다

 

진년 노차에 대한 판단고수들의 판단은 대체로 '可' 아니면 '不可'입니다

얼마나 마음에 드느냐가 아니라 한 마디로 결론을 지어 버리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진년 보이차를 두고 나누는 토론은 거의 싸움 수준이 되는 것을 가끔 보게 됩니다

 

숙차를 즐기는 분들이 차에 대한 평가는 관대해서 거의 긍정에 가까운 동의 수준입니다

차를 마시지 않는 분들도 '어떻습니까?'하고 물으면 '좋네요'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래서 차를 같이 마시거나 나누어도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초보가 진기 20년 정도의 생차를 마셨을 때 그 만족도가 어떨까요?

잘 보관된 노차의 맑고 깊은 맛은 숙차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초보들이 숙차의 달고 편한 맛에 점수를 더 준다면 고수가 아니라서 그럴까요?

 

 '可', '不可'를 따지는 노차보다도 편안함이 좋아서 숙차를 즐기는 분은 고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은 숙차의 세계에서 차를 골라가며 마실 수 있는 건 하수가 누리는 특권입니다

시비 속에 진년생차를 가려가며 마시느니 나누기도 좋은 숙차를 찾아 즐기며 계속 하수로 남을 작정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