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2011년산 진짜배기(?) 노반장 고수차 시음기

무설자 2011. 4. 24. 22:44
728x90

 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110424

2011년 진짜배기(?) 노반장 고수차 시음기

-노반장 산채에서 직접 만들어서 진짜다?-

 

 

 

 

 

 

보이차는 그 이름만으로도 늘 주목의 대상입니다

비싸거나 유명한 차는 늘 진위 논란에 휩싸이고 포장지에 표기된 사항은 차와는 무관하다고 합니다

다른 차는 유통 기한이 있는데 보이차는 오히려 만든지 오래된 것이 더 좋은 차입니다

 

최근에는 고수차의 줏가가 올라가면서 진위 여부에 관심을 두는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고수차古樹茶란 100년 이상된 교목차나무에서 채취한 찻잎으로 만든 차를 이르지요

문제는 생산 가능한 양의 몇배가 될지 모를만큼 많은 양이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고수차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스타라고 한다면 아직도 노반장차일 것 입니다

노반장 고수차이란 이름으로 유통되는 양이 얼마나 될까요?

문제는 진짜 노반장 순료로 만들었다는 차를 마셔본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노반장 산채에 가서 직접 만들 수 있다면 그거야 말로 진짜배기 '노반장 고수차'일 것입니다

바로 그 진짜배기가 제 손에 왔습니다

올 봄에 고수차 산지를 돌아보고 온 다우가 노반장에서 직접 만들어 온 것을 제게 보내왔습니다  

 

이제 진짜배기 노반장 고수차를 마셔 볼까요?

올해 햇차를 처음 마셔보는 자리입니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귀한 차를, 茶緣이 넓고 깊어 이렇게 맛을 봅니다 ㅎㅎㅎ^^

 

 

 

200g 병차로 만들어서 한지로 싸고 古樹茶 老班章이라고 도장을 찍었습니다

키 큰 100년 이상된 교목 차나무에서 찻잎을 채취하여 200g 병차를 만들려고 하면 몇 시간을 찻잎을 따야할까요?

물론 그 다우가 직접 찻잎을 따지는 않았겠지만 하도 귀하다고 하는 노반장 차라서 제 손에 온 연원을 생각해 봅니다

 

 

차실은 없지만 늘 차를 마실 수 있는 우리집의 제 찻자리입니다

거실의 큰 탁자 한켠에 차 판 하나 펴고 포터블 보이찻장을 등 뒤에 놓으니 찻자리 해결 끝입니다

차실이 따로 있는 것보다 이렇게 마시는 것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ㅎㅎㅎ^^

 

 

 

같은 차인데 사진의 상태에 따라서 아래 것은 제법 세월이 먹은 차처럼 보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을 있는 그대로처럼 믿는 분은 없겠지요?

실물은 위의 사진에서 녹색이 조금 더 들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장차용이 아닌 일상에서 마시는 긴압차라면 200g 소병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고수차 가격이 매년 갑절로 오르니 이제는 藏茶를 위해 통단위로 구입하는 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묵혀서 마시지 않고 일상에서 즐길 차로서도 손색이 없으니 50g, 100g, 200g 등의 다양한 크기로 나오면 좋겠습니다

 

그냥 고수차가 아니라 각 산지별로 좋아하는 차를 나누어서 마시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빙도는 향이 좋고, 경매는 우유맛처럼 부드럽고, 의방은 맛과 향이 조화롭지요.

다른 산지의 차맛은 또 어떤 향과 어떤 맛을 가지고 있을까요?

 

 

자, 이제 올해 노반장차를 살펴 볼까요?

은호, 백호가 많이 섞여서 "나, 고급차야~~~"하는 것 같습니다

쇄청으로 차를 만드니 검녹색을 띄게 되는데 덖어서 만드는 녹차와 다른데 홍청생차와 구분하는 기준도 된다네요

 

 

병면에서 실타래를 풀어내듯이 살살 찻잎을 분리해 냅니다

가능한 온전한 찻잎으로 차를 우려야 제맛을 온전하게 맛보기 위해서랍니다

한 3g 정도를 80cc 수평호에 넣었습니다

 

 

 

 

 

차맛이랑 향은 뒤에 이야기하고 우리고 난 뒤에 엽저를 보니 1창2기 위주의 첫물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엽저의 색깔도 균일해서 살청을 알맞게 잘 한 것 같습니다

통통하게 살진 찻잎들이 차맛을 잘 내어주겠지요 ㅎㅎㅎ^^

 

 

 

 

일차로 햇 반장차 맛을 본 후에 소장하고 있는 '07년 노반장 차를 같이 마셔보기로 헸습니다

'07년 노반장차는 운보연에서 만들었으나 상품으로 시판하지는 않았던 차입니다

운보연의 바람의꿈님과 인연을 맺던 초기에 댓글의 공덕으로 선물 받았었지요

 

 

4년이 지난 차이니 병면의 색이 갈색으로 변해갑니다

10년만 지나면 묵은 차의 맛을 내 줄 것 같은데 100g 소병이니 세월을 기다려줄 것 같지 않습니다

357g 한 통씩 소장하고 있는 고수차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이렇게 '11년 차와 '07년 차의 차이가 병면의 색에서 느껴지십니까?

검녹색과 갈색이 조금씩 들어가는 차이가 탕색에도 영향을 줄 것 같지요?

병배차가 아닌 순료차가 보여주는 후발효의 묘미가 기대됩니다

 

 

'07년 차는 병의 배면을 뜯어서 마시는데 이제 반은 줄어들었네요

이제 200g 소병을 계속 마실 것이니 앞으로 10년 정도 아껴서 먹을랍니다

또 인연이 닿으면 '진짜배기 노반장차'를 얻게 되겠지요 ㅎㅎㅎ^^

 

 

이번에는 개완에 3g 씩 병면에서 살~살~ 풀어서 넣었습니다

시음을 하면서 차를 살피기에는 개완만큼 좋은 게 없지요

이렇게 동시에 시음을 하는 것은 鬪茶라고 하는데 맛의 차이를 알기에는 아주 좋습니다

 

 

 

4년의 세월이 보여주는 탕색의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나지요?

햇차는 유백색으로 고수차 특유의 탕색을 보여주고 '07년 차는 4년의 나이치고는 갈색으로의 변화가 빠릅니다

대지차보다 고수차가 빨리 익을 것이라던 바람의꿈님의 얘기가 현실로 나타납니다

 

 

노반장차의 특징은 어떤 맛과 향일까요?

4년 차의 세월이 다른 차지만 그 뼈대는 쓴맛입니다

'07년 차는 깊이가 점점 더해지면서 복합적인 맛을 만들어내는군요 

 

 

쓰고 떫은맛은 차가 가지는 본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쓰고 떫은 맛은 차를 마시는 데 걸림이 되기에 어떻게 하든 줄이려고 하지요

쓴맛이라 할지라도 불쾌한 맛이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맛이 있지요

 

마치 고들빼기처럼 본성이 쓰기에 그맛을 즐길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노반장차의 특징은 매력적인 쓴맛에 있습니다

쓴맛을 뼈대로 삼아 어우러지는 복합적인 맛으로 고수차의 특징을 잘 나타내 주는군요

 

 

 

고수차는 곧 순료차입니다

대지찻잎으로 만드는 병배차는  여러 산지의 차맛을 섞어서 만들어 내는 맛이기에 진하지요

순료차는 맛이 은은하지만 산지마다 가지는 독특한 향미가 있습니다

 

고수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온전하게 만들어진 차를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수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요를 맞출 수 없어 대지차와 병배된 차를 고수차라고 많이 나돈다고 합니다

진품 고수차, 이제는 노차처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차가 될 것 같습니다

 

차를 만들지 않는 다음에는 좋은 차를 구하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차를 만드는 사람, 좋은 차를 공급하는 사람, 좋은 차를 마시는 사람 중의 하나를 찾는 길,

믿을 수 있는 고수차를 마실 수 있는 제가 아는 방법입니다

 

2007년, 2011년 산 노반장차를 마시며 좋은 사람의 향기를 맡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