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다송 야국차와 보이차

무설자 2010. 2. 2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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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차시음기

야생국화차와 보이차

 

 

이 차는 대부도라는 섬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야생국화로 만든 차입니다

뜨거운 물에 우러나 꽃이 피듯 다 풀어져도  새끼 손가락 손톱보다 작은 소국입니다

국화차는 두통에 좋고 머리를 맑게 하며 눈이 붉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눈이 충혈된 건 열로 인한 것이라 찬 국화 성분이 그 열을 내려준다하고

머리를 맑게 하는 작용으로 수험생이나 머리를 쓰는 직장인들이나 학자들에게도 좋다고 합니다

 

이 국화차는 원래 팔기 위해 만든 것을 구입한 게 아닙니다

이렇게 차를 만들게 된 사연을 소개한 글을 읽고 구매를 하고 싶은데 좀 나누어 줄 수 없겠냐고 청을 넣었지요

양이 많지 않은 차지만 이왕에 청이 들어왔으니 여러 분께 나누고 그 수익금으로 이웃을 돕겠다고 아주 착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쁘게 포장을 해서 나누어 주셨지요

 

 

 노란 국화에 어울리는 봉투를 구해서 차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그 분의 '인증 도장'까지 찍으셨네요

 

 화차는 이렇게 유리다관에 우려야 뜨거운 물에서 피어나는 그림을 볼 수 있지요

쑥이나 국화가 같은 종이라하는데 그 효능은 바닷바람을 맞아야 특히 좋다고 합니다

제대로 바다바람을 맞은 야생국화라 열 송이가 넘게 다관에서 피면 너무 진합니다

 

저녁마다 아내와 딸 아이에게 이미 가버린 가을 붙잡아 놓은듯 진한 국화향을 선물합니다

유리다관에 핀 꽃을 함께 보고 흰 잔에 따라서 연노랑으로 우러난 차가 향기롭습니다

 

 

몇 번 우려낸 국화차와 보이차가 한 잔에서 만났습니다 

국화차는 보이차나 흑차와 같이 우려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무미무향을 기본으로 하는 보이차와 흑차에 은은한 국화의 향과 맛을 더한 독특한  맛과 향의 세계에 빠져 들게 합니다 

 

 이미 지난 가을을 다시 불러 들인듯한 분위기입니다

 

 

 

섞이는 것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차를 마신다는 건 단순히 좋은 음료를 섭취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잎으로 꽃으로 세상의 풍경으로 존재했다가 지고 마는 다른 식물과 달리 차는 제 몸의 수분을 날려 마른 상태로 때를 기다리지요

그렇게 있다가 다시 뜨거운 물을 머금으면 사람이 원하는 모든 것을 내 놓습니다

이 국화차를 나누어 주신 분도 어려운 청에도 불구하고 차처럼 그렇게 나누어주시니 아마 차를 닮은 분인가 봅니다

 

국화차가 보이차를 만나 독특한 차맛을 드러내는 것처럼 차인들도 그렇게 어우러지면 좋겠습니다

함께해서 더 좋아지는 관계도 있고 불편해지는 사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를 닮은 차인들은 차처럼 어우러지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청을 넣었지만 이렇게 차를 얻어서 '어우러짐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