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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32 차를 얼마나 좋아하십니까? 매달 차 마시는 이들이 모이는 다연회에는 차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애틋하다고 할 정도로 차를 좋아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의 좋은 차에 대한 애정은 정말 남다르지요 다회를 하고 난 뒤에 그 날의 대장차는 대부분 진기가 20년이 넘는 노차입니다 요즘 노차라고 제대로 평가를 받는 보이차를 마시기란 정말 어렵지요 그렇지만 다연회 공식 평차사이신 다우님이 준비하는 노차는 누구나 노차가 이렇다라고 공부할 수 있는 차입니다 다회가 진행되면서 준비된 차를 마시다보면 귀한 노차도 다 우리지도 못하고 엽저 살피기 순서로 마무리되고 맙니다 하지만 한 다우님이 참석한 뒤로는 마무리 엽저로 전락하지 않고 귀한 대접을 받게 되었답니다 그 엽저를 지퍼백에 정성스럽게 담아 가시기 때문입니다 '73 청병이 나오던 다회 때였습니다 다섯 번을 우리고 나니 그만 우리라고 손사래를 치시며 하는 말씀이, 내일 사돈댁에 가는데 준비한 것이 없어서 이 귀한 노차를 가지고 가서 귀한 차를 맛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돈댁에 가면서 우리다 남은 엽저를 가지고 가시는 분이니 차를 좋아한다고 해도 이 분을 당할 수 있을까요? 그 다음 다회부터 그 날의 대장차의 엽저는 이 분의 몫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차를 좋아하는 분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것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이 이야기를 저의 차바위이신 대구의 동경당님을 찾아 귀한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귀하다고 하는 차는 정말 인연이 닿아야 만나는 100년 진기의 흑차였습니다 동경당님은 이 이야기를 듣고서 감동하시며 아끼는 그 차를 조금 담아주시며 전해 드리라고 하시네요 귀한 차는 그 차를 제대로 알아주는 분이 마셔야 한다며 주시는 그 모습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차를 아끼는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그 가운데 제가 있다는 것도 행복합니다 이제 제게 차를 나눠 주신 동경당님도, 차의 가치를 가르쳐주시던 세석평전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외로운 세월입니다 무 설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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