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끽다거

무설자 2009. 6. 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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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에이 차 이야기 090611

喫 茶 去

 

조주스님에게 삶의 진리가 무엇이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질문은 여러가지였지만 답을 한결 같이 '차나 한잔하고 가시게'였습니다. 정말 조주스님에게 진리를 구하러 간 사람들이 차 한 잔하고 나오면 해결이 되었을까요?

 

 

 

녹차 한 잔  

                                              한승원

 

영원히 살 것 같은 때 마시고

내일 죽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

절망적일 때 마시고

세상은 제법 살 만한 세상임을 생각하고

영원히 살 수도 있음을 깨닫고

 

이 시를 음미해보면 차 한 잔에 담긴 깨달음의 의미에 공감하게 됩니다. 영원히 살 것 같은 자만심으로 마시면서 죽음은 호흡 간에 있음에 놀라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이제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여기며 절망하는 이에게는 삶이란 생각만 바꾸면 따뜻하다는 것이라는 걸 일깨워주지요.

 

어떤 자리에서 차를 마시는지요? 멋진 인테리어로 잘 꾸며놓은 차실에서 정말 귀한 차를 값 비싼 다구가 갖춰진 곳입니까? 표일배 하나에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숙차를 마셔도 만족하는지요?

 

차를 마시기 위해 자리를 준비합니까? 자리를 위해 차를 준비합니까? 차가 주인이라면 준비를 할 것이 많지만 자리를 위해 차가 필요하다면 번거럽게 준비할 것이 많지 않다고 봅니다.

 

차를 자랑하는 자리이기보다는 정겨운 자리, 편안한 자리, 웃음이 넘치는 자리를 먼저 생각합니다. 차가 주인공이 되는 자리는 아무래도 일방통행이 되기 쉽습니다. 그냥 차가 있으면 그만인 그런 자리에서 진정한 다담이 오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주스님이 '차 한 잔 하고 가시게'라는 말 한 마디로 삶의 진리가 전해질 수 있는 자리에서 나누는 차는 어떤 차일까요?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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