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520
차를 마시니 벗이 그립다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지 3년 째 되던 해에 작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또 다른 큰 행복을 느꼈답니다.
입원 중 며칠 글을 올리지 못하는 사이에 그 궁금함을 전한 분들을 통해 제 일이 알려졌었나 봅니다.
제 글을 읽는 카페의 다우님들로부터 답지한 쾌유기원 글들이 병원치료보다 명약이었지요^^
마음에 담고있지만 만나지 못해 전하지 못하는 정,
바쁘게 사는 우리네 삶의 슬픈 단면입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은 그 장벽을 넘어갑니다.
소식이 카페로 올려지자 랜선 다우들이 쪽지로 댓글로 짧은 인사로 안부를 물어 왔습니다.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글이 올라올 때마다 수시로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제가 드리는 답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기회가 되면 차 한잔하자고 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대구에 있는 다우는 소식을 들은 그날로 문병을 왔습니다.
그와는 인터넷으로 만난 정이 넘쳐 호형호제를 하는 사이입니다.
다우는 좋은 차를 한 보따리 들고 와서는 병원에서 나오는 밥을 나눠 먹었습니다...
며칠 사이에 곤명에서 사천에서 상해에서 차가 왔습니다.
주문했던 차보다 덧 붙여 온 차들이 사실 더 관심사지요.
곤명에서는 이제 보내 온 차로 실시간 시음평을 나눕니다.
선물이라며 더 담겨온 차를 받는 것은 부담이지만 그 부담만큼 정도 쌓이나 봅니다.
보내온 차를 마시면서 다우들을 떠 올립니다.
얼굴을 아는 분들은 환하게 짓는 웃음이 생각납니다.
아직 만나지 못한 분들도 제게 보내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정이 깊어가는 차 한잔으로, 댓글로 만나는 다우들,
인터넷에서...다회에서...그리고 마음으로 나누는 정이 깊어갑니다.
차 한 잔 우려 입에 머금으니 벗이 그립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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