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보이차의 겉과 속

무설자 2008. 5. 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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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503

보이차의 겉과 속

 

 

병차라고 부르는 동그란 모양의 보이차를 보면 그럴 듯 해보입니다.

그런데 숙차를 훼괴해서 풀어놓으면 그 모습이 먹을 음식인가 싶기도 합니다.

아마 차를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손이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요,

 

차호에 차 조각을 넣고 뜨거운 물을 따릅니다.

펄펄 끓는 물이 찻잎으로 스며듭니다.

향이 미미한 보이차는 코를 갖다대도 별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세차라는 과정이 있으니 첫물은 부어냅니다.

숙차는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숙향이나 보관상에서 오는 먼지 등을 씻어내는 의미입니다.

차가 제대로 우려나오기 위해 적셔주는 효과도 있지만 차에 포함된 불소성분을 걸러내는 효과도 있답니다.

숙차인 경우에는 두어 탕을 세차과정으로 삼아도 좋은데 그러면 숙향이 많이 빠지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차를 우려 마십니다.

잘 만든 숙차는 검붉기는 해도 밝은 색을 띄지요.

어두운 색이 많이 도는 숙차는 맑기는 하지만 과발효나 보관에서 문제가 되었다고 봅니다.

엽저를 살펴보면 갈색이 아니고 까맣고 딱딱하게 굳어 있을 겁니다.

 

숙차에서 가장 기대하는 향미는 카라멜향이 나면서 단맛이 도는 것입니다,

숙차는 발효 과정에서 폴리페놀 성분이 줄면서 쓰고 떫은맛도 적어집니다.

경발효 숙차는 후발효가 진행이 되는데 쓴맛이 변화된 깊은 맛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차호에 넣기 전의 서글픈(?) 모습이 물에 풀려 제몸 안의 것이 내 놓으면 잠깐 실망한 게 미안해집니다.

겉과 속이 다른 게 보이차 만한 것이 있을까요?

차 한잔 마시면서 제 겉과 속을 생각해 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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