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단독주택 양산 지산심한

단독주택 지산심한 착공, 기존 건물철거 및 기초 공사

무설자 2021. 5. 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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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심한, 집 짓는 현장 이야기 1

 

대지위치 :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설계자 : 도반건축사사무소 김정관

시공자 : 니드하우스          유창민

착공, 기존 건물 철거 및 기초 공사

 

지산심한이 장장 8개월에 걸친 설계 작업이 마무리되어 공사를 시작했다. 지산심한은 중목구조로 지어지기에 기초공사 전에 먼저 일본에 프리컷 작업을 발주하였다. 중목자재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45일이 소요되므로 일정에 맞춰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집터에는 기존 건물이 있어서 철거작업이 선행되어야 했다. 건축물대장을 살펴보니 기존건물은 2017년에 준공되었으니 4년 만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원래는 밭이었는데 석축으로 터를 돋우어 서른 평의 집을 지었는데 제대로 쓰지도 않고 허물어 버리게 되었다.

150평의 집터를 만들고 30평의 집을 짓는 비용이 만만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건축주가 토지를 구입한 금액을 보니 앞서 들어간 비용은 감안되지 않아 보였다. 이 집은 왜 지었을까?

 

밭이었던 토지를 석축을 쌓고 흙을 채워 집터를 만들었다. 준공한지 사년된 서른 평의 집이 있었던 모습 

기존에 있던 집을 헐어내며 살펴보니

기존주택은 철재 각파이프 골조에 샌드위치패널을 붙여지어졌다. 주택을 짓는 비용을 최소로 들이는 경제성 우선의 집이라고 볼 수 있다. 공사비를 적게 들이는 집은 설계 단계부터 집짓기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큰 애정을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집은 지은 지 4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만약에 헐어내지 않았다면 기울어진 집에서 어떻게 살 수 있었을까? 벽이 기울어진 이유는 철거를 하면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흙을 채워 조성한 집터에 부실한 기초를 만든 게 집이 기울게 된 원인이었던 것이다. 흙을 채워서 터를 만들게 되면 지반의 침하가 계속 되므로 기초가 제대로 되었어야 했었다. 사상누각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실체를 보게 된 셈이었고 철거를 통해 집 한 채가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제는 헐려져서 이 세상에서 사라진 집, 이 집은 왜 지었으며 사람이 살아보지도 않고 헐려졌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얼마나 큰 집을 짓는데 이런 기초를?

서른 평 단층 단독주택, 게다가 철근콘크리트도 아닌 목조로 짓는데 기초에 철근이 8톤이나 들어갔다. 현장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기초공사하는 걸 보고 몇 층짜리 집을 짓는 지 물어 보더라고 했다. 단층으로 짓는 주택이라고 하니 혀를 내두르더라나.

집터가 성토지반인데다 인접한 대지도 터를 높이는 작업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게다가 기존 주택을 철거하면서 부실한 기초의 집이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었다. 집이나 사람이나 골격이 튼튼해야 수명을 길게 가져갈 수 있지 않은가?

신라시대에 세운 탑이 기울어지지 않고 지금도 건재할 수 있는 건 석회와 모래로 인공암반을 만든 덕분이라고 한다. 주택이 천년을 내다볼 필요는 없겠지만 백년은 지탱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매사 불여튼튼이라고 집짓기에서 기초공사는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기초 배근을 완료한 모습, 철근 파동으로 어렵사리 국산 KS품을 구해 철저하게 공사를 진행했다
기초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한 모습

지산심한은 건축주가 짓는다

본업에서 은퇴한 건축주는 내 집을 짓는데 직접 참여하기로 했다. 평소에 목조주택에 관심이 많았던 건축주는 시공업체인 니드하우스의 허락을 받아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시공자의 입장에서 건축주와 함께 일을 한다는 건 불편할 수 있는데 니드하우스의 대표께서 쾌히 승낙하였다.

내 집을 짓는 현장에서 건축주는 어떻게 일을 하게 될까? 지산심한은 니드하우스의 제안으로 직영방식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장에서 건축주는 기술자가 참여해야 하는 공정을 제외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보니 좀 쉬어가며 하라고 말릴 지경이었다.

백년가로 짓는 우리집, 건축주는 허리가 온전할까 싶다는 하소연을 하면서도 표정은 그렇게 밝을 수 없다고 한다. 안주인은 매일 새참을 해 나르면서 작업에 힘을 더하고 있으니 좋은 집으로 지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기초는 반석으로 앉혔고 일본에서 프리컷 자재가 들어오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건축주와 현장 실무자, 콘크리트 타설을 마치고 한컷 

사람이 집을 짓지만 나중에는 집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지산심한은 틀림없이 心閑齋라는 당호처럼 늘 한가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집으로 지어질 것이다. 중목조로 짓는 집이라 곧 프리컷 자재가 현장에 들어오면 일사천리로 그 모습이 드러나게 되니 뜻대로 이루어지리라.

 

 

무 설 자

 

무설자(김정관)는 건축사로서 도반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집은 만들어서 팔고 사는 대상이 아니라 정성을 다해 지어서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건축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수필가로 등단을 하여 건축과 차생활에 대한 소소한 생각을 글로 풀어쓰면서 세상과 나눕니다.

차는 우리의 삶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만한 매개체가 없다는 마음으로 다반사로 차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집을 지으려고 준비하는 분들이나 이 글에서 궁금한 점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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