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보이 숙차 이야기

청귤靑橘이 품은 숙차-소청감小靑柑

무설자 2020. 4. 1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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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숙차 이야기 2004

청귤靑橘이 품은 숙차-소청감小靑柑


대평보이에서 출시한 귤피숙보이차-소청감


차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이라 해야 할 만큼 그 종류를 이루 헤아일 수 없다.

커피에 비해 전통차로 부르며 옛 향수에 젖는 분위기로 가져가는 건 차에 대해 무지하다고 얘기할 밖에.

육대차류 하나인 홍차만으로도 세계무역량은 커피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2017년도 기준 세계 차 유통량은 231만톤이며 그 중 홍차가 166만톤, 녹차가 45만톤이라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녹차 생산량은 2016년 기준으로 4천톤 가량 된다고 한다.

중국은 2016년도에 244만톤의 차를 생산했다고 하며 생산과 소비에서 전 세계의 40%를 차지한다.


교역량이나 음용하는 나라와 그 종류에서 커피보다 차가 더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차를 지난 시간의 향수에 젖는 과거의 음료가 아니라 전 세계가 마시고 있는 생활 음료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귤피에 담은 숙차인 소청감 이야기를 하려다가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소청감은 중국 광저우 신회의 특산물인 청귤의 한 종류이다.

유기농으로 재배된 청귤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다 2019년 봄차로 만든 궁정급 숙차를 채워서 만들었다.

대평보이에서 준비한 小靑柑-숙차와 청귤의 조합이 이루어낸 향미는 어떨까?   







우리나라 금귤보다 조금 더 큰 소청감으로 이렇게 앙증맞은 모양을 만들어내는 공력이 대단합니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차를 우려 마시기 전에 벌써 만족함이 은근하게 다가온다.

정성껏 만들었다는 느낌이 오는 차를 만나면 그 차의 향미를 맛보지 않아도 좋은 차임을 알게 되니까.




그럼 소청감 숙차는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을까?

우선 차통에다 두 알을 뽀개서 넣었다.

소청감 뚜껑을 열어서 안에 있는 차를 살살 꺼내서 마셔도 되겠지만 귤피와 같이 마셔야 제맛이기 때문이다.




내가 소청감 -귤피 숙차를 마시는 방법은,

우선 소청감 속에서 귤향이 듬뿍 스민 숙차만 우려서 서너 포 마시면서 차와 하나된 귤향을 음미한다.

그 다음은 바싹 마른 소청감 귤피를 부숴서 앞에 넣은 숙차에 더해서 마시면 더 진한 귤의 향미를 즐길 수 있게 된다.

  


2019년 봄차를 모료로 만든 숙차를 썼다는데 숙미는 아예 느낄 수가 없다.

현대보이차라는 숙차의 발효기술이 나날이 발전한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발효를 잘못하거나 저급모차를 쓰면 밍밍해서 니맛도 내맛도 아닌데 쌉스레하니 깔끔한 맛이다.

 


이 탕색을 보라.

차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바로 그 탕색이다.

손이 많이 가는 공정으로 귀한 차를 만들었으니 향미도 그만큼 나와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보이차로 차생활을 하는 즐거움은 무한한 가짓수의 차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 오늘 마신 小靑柑은 쉽게 만날 수 있는 차가 아니다.

환절기에 몸이 찌푸등하고 목이 칼칼한 느낌이 오면 차로 우리기보다 탕으로 끓여서 꿀을 타 마시면 어떨까?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