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고수차를 직접 제다하는 분이 찾아 오다

무설자 2019. 1. 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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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901

고수차를 직접 제다하는 분이 찾아 오다





SNS로 소통하는 이 시대의 만남은 신통방통이다.

보이차가 나오는 중국 운남성의 산골에서 보이차를 직접 제다하는 분이 찾아왔다.

페이스북에 차 이야기를 가끔 올리는데 그 글을 읽고 방문하게 되어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부산에 사시는 분이 아니라 울진에서 다예촌이라는 차를 매개체로 하는 휴양처를 운영하고 있었다.

경주를 지나면서 방문 요청을 했고 두시간 반이 지나서 사무실에서 만나게 되었다.

3월이 되면 고수차를 제다하기 위해 운남의 차산으로 간다고 한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잠깐 얘기를 나누다보니 그 분의 주변을 알게 되었다.

지금 보이차의 대세는 고수차인데 시중에 나도는 고수차는 순료를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가 속한 그룹은 봄이 되면 산지 초제소에서 채엽에서 긴압까지  직접 한다고 했다.


고수차 중에서 노반장과 빙도는 한 편에 200만원 이상 호가하는 귀한 차이다.

그런데 시중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고수차가 노반장과 빙도이고 편 당 10만원이 안 되는 차가 대부분이다.

이름이 알려진 산지의 고수차는 생산량이 제한적이라 공급이 수요를 쫓아갈 수가 없는 실정이다.


그가 가지고 온 차는 노반장인데 몇 년된 차와 작년 차로 운 좋게 순료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노반장과 노만아는 고苦차로 쓴맛이 일품인 시상반나 차구의 지존이라 할 수 있다.

고苦차라 하여 쓰기만 하다면 그렇게 비싸게 주고 차를 구해 마시려고 할까?


5g만 넣어도 될 자사호에 10g이 넘게 넣어 우렸는데도 마시는데 큰 부담이 없었다.

만약에 대지차라고 하는 재배차를 그 정도로 넣어 우렸다면 마시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노반장보다 더 쓴맛이 많은 차가 노만아인데 역시 쓴맛이 더 했지만 단맛이 함께 어우러진 향미가 그윽했다.



나는 운남을 세 번이나 다녀왔지만 차산은 허카이賀開 만 다녀와서 아직 현장 상황은 잘 알지 못한다.

그의 차산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와 고수차의  실제 상황을 듣다보니 흥미로웠다.

더구나 그는 차산에 초제소를 지어서 직접 채엽부터 긴압까지 한다고 하니 이야기가 얼마나 현장감이 있었겠는가? 



너무 늦은 시간에 시작했던 찻자리여서 한 시간반만에 일어서야 했다.

좋은 차를 마시면 우리 다연회 식구들이 생각나게 되어 그에게 걸乞차를 하게 되었다.

그는 흔쾌히 몇 번 우릴 수 있는 양을 나눠 주었다.


구하기 어려운 보이차는 노차와 고수차라고 할 수 있다.

오래된 차를 노차라고 하는데 30년 이상 묵은 차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겠는가?

오래된 차나무 잎으로 만든 고수차도 노반장이나 빙도 차는 순료차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다연회 회장이라는 자리는 좋은 차를 빌어서 다우들과 함께 마시도록 하는 소임이다. ㅎㅎㅎ

귀한 고수 순료차를 들고 찾아와 나누어 주시기까지 하니 참 고마운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운남에서 꼭 보자는 기약까지 해 주시니 올해는 차산기행을 해 보려는 의지가 더 굳어진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