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황금돼지해에 돼지 그림을 보면서 보이차를 마시자니

무설자 2019. 1. 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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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901

황금돼지해에 돼지 그림을 보면서 보이차를 마시자니



우리 장모님, 박복순 여사께서 그린 색연필화



장모님께서 여든 되시는 해에 그림을 시작하셨다.

막내 처제가 그림을 배우겠다며 화실에 간다는 얘기를 듣고 당신도 혼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제가 유화를 배우면서 그려내는 그림이 제법 소질이 보이는 게 장모님께 물려 받은 재능인듯 하다.


막내 동서가 사진을 출력해서 장모님께 드리면 색연필로 그려내는데 놀랄만한 그림이 된다.

새와 꽃, 동물을 주제로 한 그림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이남사녀를 키워내신 모정이 그림의 분위기에서 따뜻하고 다정한 표정이 색감으로 묻어난다.


己亥年, 황금돼지해라고 해서 어려운 경제 난국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재복을 부르는 황금돼지가 행복까지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돈이 많으면 행복할 수 있는 건 아닐텐데 누구나 돈만 많으면 제일이라고 한다.


이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인자하고 너그러운 표정을 읽어낼 수 있다.

충명한 눈매, 기상이 넘치는 귀, 복이 그득 담긴 코에 모나리자의 미소까지 머금고 있다.

눈매에는 지혜가 담겨 있고, 귀를 보면 용기가 넘치며, 코를 보자니 복덕이 그득하고 미소에는 인자함이 넘친다.


황금돼지해라며 연하인사에 황금색이 번쩍이는 황금돼지 그림을 담아 보낸다.

돼지의 후덕한 덕성보다 황금색의 재물 이미지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돈 밖에 모른다고 하면 기분이 좋을 사람이 없을 텐데 세상 인심은 오로지 돈으로 갈린다.


보이차는 참 희한한 차다.

차는 마시려고 사게 되는데 보이차는 돈이 된다며 투자를 한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다며 투자가치를 따지며 차를 논한다.


돼지의 후덕한 이미지와 보이차의 넉넉한 덕성은 닮았다.

황금돼지는 후덕함과 거리가 있고 재물과 연관 짓는 보이차는 이미 차가 아니다.

황금돼지해에는 보이차를 마시면서 재물 이야기를 茶談으로 해야 할까나?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