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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905
늦은 밤에 찻물을 끓이는 이유
차기정 장인의 옥잔
밤 9시, 차 마시기에는 좀 늦은 시간이다.
90년대 초반 중차패 생차,
노차 반열에 들었다고 해도 될 차다.
옥잔,...
마음에 드는 잔이 있으니 이 시간에도 차에 손이 간다.
평소에는 차가 마시고 싶어 찻물을 끓이게 된다.
오늘밤에는 잔을 바라보니 차 생각이 났다.
흔히 겉모양보다는 내실內實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내실과 담는 그릇의 외피를 서로 비교해야 할까?
몸이 부실하면 마음을 온전하게 보전할 수 없는데...
겉모습에 눈이 팔려 그 안에 담긴 내면의 가치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라한 겉모습 때문에 내면이 무시당한다면 그 탓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할까?
안팎을 굳이 비교해서 경중을 따지기 보다 서로 보완 관계로 두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오늘 밤은 잔에 마음이 이끌려 아껴 마시는 차를 우린다.
단잠에 빠지지 못하고 새벽에 일어난다면 이는 오로지 잔 탓이다.
운이 좋으면 한번일 테지만 아마도 두어 번 잠이 깨서 욕실 문을 열게 될 것이다.
(2019. 05. 19)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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