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고급 숙차의 기본?
-대익 숙차 2011 오자등과 시음기
대익은 보이차를 대표하는 브랜드입니다. 2012년 부산에 대익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우리나라 시장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이렇게 한글로 된 포장지는 아마도 2012년 한국진출을 위해 준비했나 봅니다.
한글로 된 포장지의 대익차, 2011년 숙차인데 3년된 모료로 긴압했다는 오자등과입니다. 五子登科, 다섯 아들이 과거에 급제를 하면 나라에서 크게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럼 이 이름을 의미로 차이름으로 썼다면 엄청 좋은 차겠죠?
오자등과를 마셔 봅니다.
차 마시는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해 보려고 음악도 다악으로 맞췄습니다.
다악이 굳이 국악일 필요는 없는데 아직 다악이라는 명칭을 붙인 음악은 국악 뿐이네요.ㅎ~~~
분위기 잡고...차 마시기에 들어갑니다.
오자등과는 150g으로 나왔습니다.
보통 소병이 100g, 200g인데 이 차는 하필 150g입니다.
왜?...저는 모릅니다.ㅎㅎㅎ
357g의 사이즈로 보시면 모료 급수가 높은 줄 아시겠지만 150g이라서 거의 궁정급입니다.
어린 잎으로 만들었으니 일단 고급차임에 틀림 없겠죠?
그래서 긴압 단위를 100g이면 좀 없어보일까 싶어 그랬는지 150g으로 두툼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제 테이블에 늘 비치되어 있는 차기정 장인의 옻칠미니목다반에 개완하나, 유리 숙우하나로 준비 끝.
개완에 비해 양을 좀 넉넉하게 ...
개완이 작은데...차를 좀 많이 넣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차가 맛있다면 진한 건 문제가 아니겠지요?
고급차의 외모와 이름을 가진 오자등과의 맛이 궁금합니다.
탕색, 딱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 숙차의 탕색 그대로라서 아주 맘에 듭니다. 이 탕색이면 발효가 아주 맛있게 된 것 같습니다.
요즘 숙차는 중발효보다 경발효로 나오는 게 더 많지요. 그 이유는 아마 악퇴발효로 생성되는 숙향이 거북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발효를 마무리합니다. 경발효 숙차를 나머지 후발효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생차처럼 산화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숙향이 좀 거북할 수 있지만 저는 중발효 숙차를 좋아합니다. 숙향이 느껴지지 않지만 경발효 숙차는 이도 저도 아니라는 게 제 입맛입니다. 아뭏든 오자등과는 중발효라서 일단 맘에 듭니다.
첫 잔은 제 자리 앞에 모신 불전에 올립니다. 작은 불상의 후면은 제가 좋아하는 한승원의 녹차한잔이 후불탱화처럼... 오른쪽은 법정 스님을 모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마셔 봅니다. 숙미도 덜하고 걸죽한 맛도 입에 그득하게 담겨서 좋습니다. 하지만 떫은맛이 걸리고 단맛도 덜한데다 숙차의 끝인...카라멜향이 별로 없어서 실망입니다.
좀 진하게 우려서 이번에는 연하게 마셔 봅니다.
연하게 마시니 떫은맛은 덜한데 여전히 당기는 맛인 단맛, 카라멜향은 다가오지 않네요. ㅎㅎㅎ
보이차는 시간을 두고 변화무상하니 5년 뒤 10년 뒤, 혹은 내년이라도 어떨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어린 모료가 주는 부드럽고 그윽해서 자극적이지 않은 맛은 고급 숙차로 기본은 되는 것으로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엽저를 봅니다. 탄화된 부분이 없이 딱 좋게 발효되어 맛있는 탕색을 내는 근거로 손색이 없습니다. 오자등과라는 이름에는 미치지 못해 보이지만 저는 일단 장원은 아니고 턱걸이로 급제를 시킵니다. ㅎㅎㅎ
어린 잎을 모료로 만든 숙차,
한 편을 150g 소병으로 만들어 포장을 개별로 했으니 싼 게 숙차라는 말은 옛말입니다.
내가 바라는 만족스런 맛은 아니지만 고급 숙차의 기본이 되는 차를 마셨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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