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보이 숙차 이야기

그 이외 차창 보이차는?-'06 천지인 차창 궁정차차왕 숙병 시음기

무설자 2015. 8. 3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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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150830

그 이외 차창 보이차는?

-'06 천지인 차창 궁정차차왕 숙병 시음기

 

 

 

  이 차 포장지에 쓰여져 있는 문구는 대단합니다. 맹해교목노수원차, 제4회 광저우 국제 차문화 행사에서 보이차왕 대회 숙차부분에서 차왕 수상, 궁정차차왕, 18888편 한정생산과  十年磨一劍이라는 문구는 특별해 보입니다. 대지차가 아니라 교목 노수차인데다 국제차문화행사에서 최고상을 받았고 가장 어린 찻잎을 써서 최고급 차를 만들었다는 궁정차의 차왕이랍니다. 특별한 의미를 두어  차를 만든다는  한정 생산으로 18888편만 만들었다고 합니다. 차 이름이라고 봐야 할지 모르지만 십년마일검이라고 포장 가운데 찍어 두었습니다.

 

 

 

  이렇게 포장지의 내용을 살펴 보면 이 차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천지인차창의 대표차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06년에 만든 차이니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정도 배경을 가진 차라면 가격이 만만찮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품질을 우선 의심하게 됩니다. 포장지의 내용 중에 어느 하나만 가격에 반영되어도 한 편만 구입하려고 해도 손이 떨려야 정상입니다. 42편 한 건을 구입했는데도 가격보다 품질에 대해 머리를 갸우뚱했으니까요.

  보이차를 구입할 때 늘 망설이게 하는 건 대익, 노동지, 하관이라는 3대 브랜드 이외의 차창에 대한 신뢰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3대 차창의 차보다 백차당, 이기곡장의 브랜드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대형 차창의 브랜드 가치보다는 백차당의  소품종 고품질 제다의 믿음과 이기곡장이 보여주는 신선한 느낌의 보이차에 대한 기대때문일 것입니다.

  천지인 차창, 자료를 검색해 보니 규모가 적지 않지만 흥해, 춘해 등의 차창과 함께 분류될 수 있는 중규모로 보편적인 차인 숙차의 품질은 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숙차 제다 기술은 거의 평준화 되어서 특별한 기호를 가지지 않는다면 구태여 보이차 3대 차창을 고집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제가 숙차를 건 단위로 양을 많이 구입하는 건 차전도에 쓰기 위함입니다. 보이차 맛에 익숙하지 않는 분들은 미미한 숙차의 향미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태여 3대 차창을 선택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럼 포장지의 화려한 내용을 확인해 보기 위해 차를 마셔 볼까요?  

'十年磨一劍'이라니 맛 좋은 숙차를 만들기 위해 10년을 칼을 갈아서 광조우국제차문화행사에서 차왕의 결과를 얻은 결과물이니 기대를 해 봅니다.

 

 

제 찻자리는 사무실 두 군데, 에피소드인커피 차실, 집의 네 군데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에피소드인커피 차실은 제대로 격식을 갖추고 있지만 다른 세곳은 아주 간소하게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자리는 제 개인 사무실인데 차기정 장인의 미니옻칠목다선으로 차를 마십니다.

 

 

개완으로 차를 우렸는데 탕색은 거의 이 이상 더 좋을 수는 없다라고 할만큼 나왔습니다.

검붉은색이라면 목질화된 엽저를 의심해야 하는데 10년의 연수에도 불구하고 맛깔스런 탕색을 보여줍니다.

 

 

찻잔에 담긴 탕색도 아주 맛있어 보입니다. 입안에 머금으니 묵직하고 농밀한 맛이 편안합니다. 숙미나 잡냄새가 없어서 일단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건 이 차만의 독특한 향미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쓴맛도 적지만 단맛도 별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차왕으로 성적을 얻은 기준이 무엇이었을까요? ㅎㅎㅎ

 

 

엽저를 봅니다. 궁정차의 특징인 아주 어린 잎을 썼습니다. 엽저의 상태도 색깔이나 보들보들한 상태가 잘 보관된 차라는 것을 알게 합니다. 건창보관이며 농밀함이 구감이 아주 좋은 점에서 제가 기대했던 선을 넘어섰지만  맛나는 숙차로 제가 즐겨 마실 차가 아니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렇게 차를 마셔보니 포장지의 내용 그대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어린 잎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대엽종의 잎이 이렇게 하나같이 균일하게 작을 수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또한 교목노수차라고 한다면 일아이엽, 일아삼엽은 기본인데 이파리만으로 된 엽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궁정차 차엽의 정체를 알고 싶습니다. 따라서 교목노수차라는 표현도 이 차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포장지와 내비에 쓰여진 내용과 차가 일치하면 좋겠는데 온통 좋은 말만 모아서 최고의 차라고 표현하니 마시고 난 실망감이 살짝 올라옵니다. 값이 부담없고 차맛도 가격에 비해 괜찮은데 왜 과대포장을 한 것일까요? 화려한 수식어보다 있는 그대로 써 주면 좋겠는데. 숙미나 습내가 없이 깔끔한 10년 차의 숙차, 단맛이나 독특한 향미는 부족하지만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차이기에 일하면서 머그컵으로 마시는 차로 좋을 것 같습니다. 홀짝차이기보다 꿀꺽차로 딱입니다.

 

천지인 차창의 '十年磨一劍',

5% 부족하지만 부실하지는 않은 차-보이차를 처음 마시는 분들은 이 차로 숙차맛의 바탕으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 즐겨 마실 수 있는 차-커피믹스처럼 머그컵으로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차입니다.

소위 대형차창이라고 하는 맹해, 해만, 하관차창 이외 그 외 차창의 숙차도 이만하면 생활 속의 음료와 차나눔으로 딱 좋겠습니다.

 

숙차는 커피믹스만큼 편하게 마시고 주변에 다우를 늘여가는데 꼭 필요하더군요.

그 이외 차창 보이차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