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풀어쓰는 숙차 이야기
맹해 7572는 숙차의 표준인데...
맹해 7572,
맹해차창의 숙차를 대표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03년도에 만들어진 차이니 진기가 10년이 되어 노차 반열에 올려도 될 것입니다.
10년 이상된 숙차를 소장하기는 생차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더구나 7572라면 더욱 귀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한편이라도 소장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우선 이 차를 가벼운 가격으로 분양해 주신 다우께 고마움을 표하면서 시음기를 써 봅니다
포장지는 중차패 표준으로 썼습니다
포장지만 본다면 도무지 어떤 차인지 알 수 없는 게 중차패 상표입니다
요즘은 차창마다 세련된 포장디자인으로 만들고 제조년도도 잘 기입이 되어있어 참 좋습니다
포장지에 보이차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기입해 주면 참 좋을 것인데 아직 미흡해 보입니다
보이차가 이미 전 세계에서 마시고 있는데도 아직 명성에 걸맞는 옷을 입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곧 명성에 맞는 옷을 입겠지요
포장지를 벗긴 병면입니다
병면을 보는 순간 살짝 실망의 기분이 들기 시작하는군요
기름기라고는 전혀 없는 마르고 거친 얼굴이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귀한 차라 노숙차를 전용으로 우리는 수평호를 대령했습니다
양호를 하지 않는 습관이라 구입한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양호를 했으면 윤기가 반지르르 할텐데...
잔은 탕색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백자잔과 좀 더 아름다운 탕색을 보기 위해 금잔을 준비했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니 금잔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차를 즐기는 저나름의 방법이지요
요즘 집에서는 차판 대신에 이 다선茶船을 씁니다
차기정 장인의 옻칠 목다선입니다
거실 탁자의 한켠에서 간편하게 차생활을 즐기는데 이만한 다구가 없습니다
차를 넣고 물을 붓고 호에도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자사호 겉에 물이 마르면 차를 따릅니다
시간을 이렇게 재기도 합니다 ㅎㅎㅎ
이제 잔에 따른 차를 마시고 시음평을 옮겨 보기로 할까요?
우선 탕색이 기대만큼 맑지 않습니다
탕색이 맑지 않다는 표현보다 특별한 탕색을 기대했는데 그냥 검붉은 색이네요.
탕색은 잎의 상태와 관련되는데 제다하는 과정이든 보관에서 문제가 생겼든지 잎의 상태가 온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다음은 떫은맛이 너무 많습니다
제다과정에서 제대로 발효가 되었으면 이렇게 떫은맛이 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떫은맛은 시간이 지난다고 쉬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탕의 무게감이 적습니다
숙차는 걸죽한 무게감에서 생차와 다른 맛을 즐기는데 그렇지 못하네요
아마 엽저를 보면 보들보들 하지 않고 딱딱한 잎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다...
목넘김이 매끄럽지 않고 목구멍에 걸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역시 엽저를 살피면 목질화되거나 탄화된 잎이 그런 상태를 만듭니다
다만 좋은 숙차에서 감지할 수 있는 독특한 향미가 살짝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한가지 장점으로는 좋은 숙차라는 결론으로 평가하기가 어렵군요
엽저 사진은 실제보다 검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만지면 보들보들하지 않고 거칩니다
이런 상태의 엽저를 가지면 좋은 숙차의 조건에서 멀어집니다
다우님....
이런 시음기를 쓰게 되어 너무 송구스럽습니다
차를 마시는 취향이 그 다우님과 다른 것일까요?
아주 맛있는 숙차라며 좋은 마음으로 분양해 준 다우분은 저의 이 시음평을 받아들일까요?
이 차를 같이 분양 받은 분들은 어떤 평가를 할지 궁금합니다
좋은 숙차의 조건은 이 차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결론으로 얘기한다면 너무 혹평을 내리는 것이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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