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찻잔마다 차맛이 다르게 나온다고 하는데요?
같은 차라도 우리는 여건에 따라 다른 맛이 나오지요
그건 당연한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차마다 맛이 별로라며 차를 탓하는 팽주는 초보인지도 모릅니다
차마다의 다른 특성을 파악해서 그에 맞는 다구를 쓰고 물 온도와 우리는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하지요
차의 특성 파악, 그에 따른 적합한 다구, 물 온도와 우리는 시간 조절로 차맛의 결정이 끝날까요?
고수의 마무리는 우려져 나온 찻물을 담는 찻잔이 또 차맛을 변화시킨다고 합니다
아...머리 아픕니다
그 다음은 마시는 사람마다 기호가 다른고 받아들이는 감각이 다르니 또 서로 다른 맛으로 받아들이겠지요
그럼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같은 차를 한 사람이 우리는 것을 마셔도 어차피 차맛은 각자의 몫이라는 겁니다
차의 향미를 받아들이는 건 각자의 몫이라고 봐야하는 것이니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팽주의 손에서 최적의 조건을 다해서 최선의 차를 내어야 하겠지요
여기에서 그 마지막 단계가 바로 찻잔의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A
B
C
찻잔이 주는 맛의 변화를 제대로 느껴보자며 느긋한 일요일에 혼자서 차를 우렸습니다
찻잔은 세 개를 썼는데 모두 자기질 잔입니다
두 종류는 균열이 없는 잔이고 하나는 잔 균열이 있습니다
두께도 다르고 모양도 다른 닮은데라고는 없는 잔입니다
아래에 있는 C잔은 제가 늘 쓰는 잔이며 위의 A,B두 개는 이번에 선물로 받았답니다
위의 B잔은 특히 차맛을 좋게 해준다고 합니다
A
B
C
그럼 실제로 차맛의 변화를 의식할 만큼 느낄 수가 있었을까요?
이 테스트에 사용한 차는 제가 즐겨 마시는 90년대 후반의 숙차로 선택하였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탕색으로 본다면 누가 마셔도 좋다고 할만큼 예쁜 차입니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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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궂이 그 느낌을 꼭 잡아내려고 한다면 약간의 차이는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B잔이 예각이라면 A잔은 둔각, C잔은 정각이라고 표현할까요?
B잔에서 차맛이 주는 좀 더 진한 맛(?)이 감지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저의 감각으로는 그야말로 미미한 것 같습니다
B잔을 선물해 주신 다우께서는 그 잔이 차맛을 상승시켜주는 것을 특별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아직 차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다지 크게 와닿지는 않지만 저도 차이가 난다는 건 알 수 있으니 언젠가는 느끼게 되겠지요
차맛을 좋게 하는 잔,
거친 맛을 순화 시켜주는 잔,
잡내를 잡아주는 잔
기능성을 따져서 차를 마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잔이 좋아서 차를 마시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다우가 선물을 했기 때문에 그 잔을 쓰는 날도 있을 겁니다
물도 가려서 쓰고 차에 따라 찻물의 온도나 우리는 시간도 맞춰서 차를 냅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의 커트라인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잔, 그 날의 기분에 맞는 잔...그 차라면 왠지 이 잔에 내야하는 그 잔에 차를 내게 될 것입니다
이 세 종류의 잔 중에서 어떤 잔으로 차를 마시고 싶으신지요?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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