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찻자리 이야기

2011 소혜원다회 : 茶半香初-색의 방에서

무설자 2011. 5. 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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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다회 참석후기 110514

 

의 향연

양산 영축산  2011년 소혜원 다회

 

茶半香初-색의 방

 

 

첫번째 코스는 잎차를 마시는 자리입니다

잎차를 대표하는 차로 녹차를 마십니다

봄이 다가오면 기다리지만 올해는 냉해로 차가 늦어졌지요

 

 

 

올해는 다반향초로 이름 붙인 저 방에 어떤 분위기로 꾸며 놓았을까요?

차를 반쯤 마셔도 그 향은 여전히 처음과 같다는 여여한 차맛을 기대하라는 것인가요?

좋은 차처럼 늘 첫 마음을 잘 간직하라는 말씀이겠지요

 

 

방 안에 들어서니 '香聲'이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저 글씨는 통도사 극락암에 주석하셨던 경봉 스님이 쓰신 글입니다

 

“푸른 물 찬 소나무에[碧水寒松]

    달은 높고 바람 맑아[月高風淸] /

    향기 소리[香聲] 깊은 곳에[香聲深處]

 

 

    차 한잔 들게[相分山茶] /

    차 마시고[遇茶喫茶]

    밥 먹는 일[遇飯喫茶] /

    인생의 일상[人生日常]

    삼매의 소식이니[三昧之消息] /

    이 소식을 알겠는가[會得嚒]!

    차[茶]."

 

경봉 스님의 茶詩에서 향성이라는 글귀를 찾습니다

 

 

 

 

강렬한 붉은색 삼베로 색을 표현합니다

향도 맛도 있는듯 없는듯한 녹차와 이 강렬한 색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반야심경의 귀절이 문득 떠 오릅니다

 

 

 

이 순백색에 가까운 은잔에 차가 담겨져 있을까요? 없을까요?

있는 그대로가 답일테니 사진으로 답을 요구하는 제가 그르지요 ㅎㅎㅎ

흰잔이라 붉은색을 넘어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지 어떤 색이 위치를 가질 수 있을까요

 

 

물 흐르듯 시계방향으로 잔도 돌고 차도 도니 차 한 잔으로 하나가 됩니다

차를 마시고 나누는 다담이 차의 향성이 아닐까요?

차가 내는 소리가 좋은 벗들과 함께하며 찻자리의 향기가 됩니다

 

이렇게 색의 공간에서 마시는 순서를 마무리합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