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다회 참석후기 110514
色香味의 향연
양산 영축산 2011년 소혜원 다회
茶半香初-색의 방
첫번째 코스는 잎차를 마시는 자리입니다
잎차를 대표하는 차로 녹차를 마십니다
봄이 다가오면 기다리지만 올해는 냉해로 차가 늦어졌지요
올해는 다반향초로 이름 붙인 저 방에 어떤 분위기로 꾸며 놓았을까요?
차를 반쯤 마셔도 그 향은 여전히 처음과 같다는 여여한 차맛을 기대하라는 것인가요?
좋은 차처럼 늘 첫 마음을 잘 간직하라는 말씀이겠지요
방 안에 들어서니 '香聲'이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저 글씨는 통도사 극락암에 주석하셨던 경봉 스님이 쓰신 글입니다
“푸른 물 찬 소나무에[碧水寒松]
달은 높고 바람 맑아[月高風淸] /
향기 소리[香聲] 깊은 곳에[香聲深處]
차 한잔 들게[相分山茶] /
차 마시고[遇茶喫茶]
밥 먹는 일[遇飯喫茶] /
인생의 일상[人生日常]
삼매의 소식이니[三昧之消息] /
이 소식을 알겠는가[會得嚒]!
차[茶]."
경봉 스님의 茶詩에서 향성이라는 글귀를 찾습니다
강렬한 붉은색 삼베로 색을 표현합니다
향도 맛도 있는듯 없는듯한 녹차와 이 강렬한 색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반야심경의 귀절이 문득 떠 오릅니다
이 순백색에 가까운 은잔에 차가 담겨져 있을까요? 없을까요?
있는 그대로가 답일테니 사진으로 답을 요구하는 제가 그르지요 ㅎㅎㅎ
흰잔이라 붉은색을 넘어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지 어떤 색이 위치를 가질 수 있을까요
물 흐르듯 시계방향으로 잔도 돌고 차도 도니 차 한 잔으로 하나가 됩니다
차를 마시고 나누는 다담이 차의 향성이 아닐까요?
차가 내는 소리가 좋은 벗들과 함께하며 찻자리의 향기가 됩니다
이렇게 색의 공간에서 마시는 순서를 마무리합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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