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다회 참석후기 110514
色香味의 향연
양산 영축산 2011년 소혜원 다회
프롤로그
봄은 앉지도 않고 가는 손님같다고 했는데 이미 여름의 눈부신 햇살이라고 해야할 날입니다
세번 째 참석하는 소혜원 다회라 올해는 어떤 분위기일까 기대하며 나섰습니다
다반사로 차를 마시는 제게는 이런 자리는 일년에 한번 마음 먹고 외식하는 자리에 가는 것이지요
소혜원은 키 큰 소나무 사이로 난 포장되지 않은 산길을 걸어서 갑니다
영축산 자락에 통도사와 언덕 하나 사이로 함께 자리한 소혜원은 靈山의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람이 제법 부는 굽은 길을 따라 같이가는 다우들도 즐거운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다회를 알리는 소박한 깃발이 다회장소임을 알려줍니다
대로 엮어만든 대문만 바라본다면 어떤 분위기가 벌어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대부분 차가 주제가 되는 색향미의 대향연의 자리를 도저히 의식하지 못하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늘 그런 날처럼 조용한 소혜원의 마당입니다
음식이 걸판지게 나오는 잔치가 아니라 차향처럼 은은한 소리없는 잔치이기 때문입니다
바람소리 새소리, 화사하게 핀 꽃과 온나무에 가득한 잎이 맞아주는 초여름의 소혜원 그대로가 자연의 향연입니다
소혜원 입구에 시간 별로 예약된 손님을 맞이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다회는 다섯 코스를 거치게 되어있는데 1번, 茶半香初실-잎차...2번, 弄香之室-침향이 그윽한 방에서 침향차를 마시고...
3번, 香積世界-밥을 먹고...4번, 언덕에 올라 연못이 보이는 정자에서 말차를...5번, 월남쌈으로 다식을 먹고 마무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매실이 여물어갑니다
시간은 이렇게 문득 의식하는 결과 앞에서 깜짝 놀라면서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시간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이렇게 보이는 것으로 시간을 의식하면서 저를 돌아보기도 합니다
저 넓은 마당에 가득한 햇살이 잔디도 키우고 꽃을 피워 열매도 여물게 합니다
햇살은 손에 잡히지 않지만 온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차를 마시는 마음도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이렇게 보시하는 마음으로 찻자리를 만드는 분들도 저 봄 햇살과 같은 분들일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순서가 되어서 정해진 방으로 입장합니다
첫 코스는 잎차를 마시는 방입니다
色
잎차는 올해 만든 우리 녹차입니다
다구는 은제를 썼으며 팽주의 행다는 그림 그 자체였습니다
물이 흐르듯 찻잔이 한순배 돌면서 다담도 나누었습니다
味
두번째 자리는 밥을 먹는 방입니다
역시 은제 그릇에 은수저로 밥상을 준비했습니다
香
세번쩨 방은 침향을 흠향하며 차를 마시는 방입니다
향이 춤을 추고 온방 가득한 향내 속에서 침향차를 마십니다
네번째 코스에서는 영축산 정상이 보이는 언덕에서 연지를 바라보며 말차를 마십니다
마지막 코스에서는 월남쌈으로 마무리합니다
두 시간이 걸리는 찻자리의 향연은 안의비설신의를 충만하게 하는 행복의 의미를 알게 합니다
이 자리에서 얻는 감동은 참석한 이마다 다르겠지만 차를 마신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아는 것은 한마음이겠지요
이런 호사를 누리고 차를 마셔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찻자리가 주는 의미를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볼 수 있었다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써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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