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034
茶緣이 만들어 낸 찻자리
-한중차문화연구소를 찾아서-
온라인으로 인연을 맺은 분들을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것은 참 의외의 자리입니다
그것도 중국에서 살고 있는 분을 만나뵌다는 건 더욱 귀한 인연이지요
카페에서 잠깐 주고받은 그 이야기를 이렇게 큰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중국 항주에서 차관련 박사학위를 받은 그 분이 부산에 와서 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성격이 시원시원한 분이라 아주 오래 만나왔던 사람처럼 금방 격이 없는 대화로 이어집니다
제대로 차를 공부한 분과 다연을 이어간다니 차를 아는 즐거움이 더해집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 분의 시어머니 되시는 분의 차실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저의 차 선생님과 차로 만나 귀한 두 분이 더 오신다니 행복한 찻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찻자리의 주인은 대학의 차학과에서 오래 강의를 하신 교수님이랍니다
차실이라고 해서 방 한 칸에 잘 만들어진 공간이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빌라 한 가구가 모두 차를 다루는 공간입니다
한중차문화연구소라 합니다
이 공간의 주인은 일찌기 중국차를 알아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시피 강의를 하셨고 아들도 항주로 차관련 유학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거실에는 강의를 겸해서 차를 마시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방 한 칸은 찻상이 마련되어 있고 다른 방에는 다구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주방에는 차와 관련된 소품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공간의 주인이신 이영자 원장님은 부산여자대학에서 교수를 지내셨고 지금은 부산여대 사회교육원 중국차문화 교수로 있으십니다
이 공간을 한중차문화연구소로 두어 차관련 강의와 올바른 차문화를 나누는 자리로 삼으신다고 합니다
소탈한 성품에 차향처럼 은은하고 고운 분위기를 주시는 분이더군요
후미당,
천량차를 반으로 나누어 당호를 각을 하셨네요
긴압차의 쓰임새는 다양합니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입니다
주방을 개조한 공간입니다
다완과 차관련 다구들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모아온 것일테지요
방 한 칸에는 정담을 나누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찻자리가 있습니다
중국차를 마시는 공간임을 보여주는 큰 이미지입니다
거실의 벽 하나를 보이차전으로 꾸몄습니다
500g 맹해생차전으로 붙였는데 소요된 차의 양은 200kg이랍니다
접으면 찻상 하나 만한 간이 차탁이 펼치면 이렇게 좌우로 공간이 생깁니다
그 차탁을 붙여서 팽주와 여섯 명이 차를 마시면서 가르치고 배울 수 있습니다
강의 자리로서 아주 제격이지요
부산에 이만한 찻자리가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교수님과 연락만 닿으면 이 자리를 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왁자지껄 차보다 이야기에 더 재미있어 하는 다연회는 맞아 않겠지요? ㅎㅎㅎ^^
찻자리 뒤를 장식하는 등불입니다
전기등을 꺼고 불을 켜두면 운치가 아주 좋겠지요?
참석한 팽객과 초대한 팽주가 찾자리에 앉았습니다
다들 차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라 이 분위기에 맞는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줄 모릅니다
차야 차마다 맛이 다르지만 대화는 서로 어우러져야 맛이 있지요
차를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라 하여 모두다 다담이 되는 건 압니다
차를 알기보다는 차를 닮는 마음이 나눠져야 하겠지요
차를 마시면서 나누는 이야기에 정이 담기고 향이 나눠지니 이 자리는 다담이 오가는 중인가 봅니다
저 큰 茶塔은 누가 마실까요?
탑이 허물어져 차로 우려져 나올 때 그동안 이 자리에서 나눠진 茶情도 그 맛에 묻어나겠지요
귀한 차란 오래 묵었다거나 비싼 차가 아닐 것입니다
팽주가 팽객을 위해 정성을 다해 준비한 차가 그것이라 여깁니다
어떤 인연이 되어 만나졌는지 이 아름답고 귀한 사람들과 차 한 잔이 하나가 됩니다
좋은 찻잎이라도 좋은 물을 만나야 제대로 된 차 한 잔으로 우러납니다
차를 마시는 즐거움도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함께 할 때 더해지겠지요
여름 날의 아름다운 찻자리를 이렇게 기억 속에 담아둡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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