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찻자리 이야기

소혜원 다회3-보이차를 마시고 만두를 먹고 말차를 마시다

무설자 2010. 5. 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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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다회 참석기 100509

뜰에는 봄이 깊고

양산 영축산 소혜원 다회3-보이차를 마시고 만두를 먹고 말차를 마시다

 

 

 

세번째 자리는 보이차를 마시는 순서입니다

마당에 자리를 만들어 봄 분위기를 차와 함께 하는 흥취를 돋웁니다

파란 색이 하늘과 닿으면 좋으련만 쨍하게 맑지 않은 하늘이라...ㅎㅎㅎ^^

 

 

입구에 시자가 들어오라고 청합니다

큰 바위 위에 오늘 마실 7572를 올려 두었군요

이런 자리가 아니면 귀한 노차를 마시기가 쉽지 않겠지요

 

 

이 자리에서 우리는 7572는 어떤 정도의 맛을 낼까요?

차와 물, 팽주와 다구, 마시는 사람이 어우러져서 상상하는 그 맛이 나와야 할텐데

진년 보이차는 마실 때마다 온갖 상상을 하게 됩니다 

 

 

 

팽주는 부산에서 보이차를 처음 접하게 한 분이라고 합니다

팽객과 팽주가 떨어져 앉으니 찻자리가 새삼스러워 보입니다

팽주만큼이나 팽객들이 만만치 않은 분들이니 웬지 모를 긴장감이...ㅎㅎㅎ^^

 

 

 

봉차자가 우린 차를 들고 와서 따릅니다

좀 생경스럽지요?

대화도 자리가 먼 만큼 좀 서먹하더군요

 

 

탕색이 진년차의 농한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다음 팀이 기다리기에 한 잔, 두 잔, 석 잔으로 마시기를 멈춥니다

차맛은 이제부터 나올텐데...하고 모두 아쉬워하지만 이벤트 다회는 차의 맛을 즐기기보다 분위기를 나누기에...

 

 

맛있는 다식입니다

대만에서 온 떡인데 이름을 잊었습니다

아뭏든 맛 있었습니다

 

 

이제 남은 코스는 만두를 먹고 말차를 마시는 자리입니다

왼쪽 방에사 만두를 오른쪽 방에서 말차를 마시게 됩니다

봄볕이 내려앉은 따사로운 오후입니다

 

 

만두가 나왔습니다

먹는 즐거움, 마시는 만큼 씹는 것이 더 좋을까요?

옻칠한 대나무 그릇에다 담고 은 젓가락을 놓았습니다

 

 

만두 위에 올린 잎은 고수잎입니다

중국에서는 샹차이香菜라고 하는데 스님들이 즐겨 드신다고 하지요

우리는 많이 먹지는 못하지만 한잎은 향긋한 냄새가 괜찮더군요

 

 

왕대를 잘라서 손질을 하고 옻칠로 마감한 그릇입니다

안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대나무로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주 고급스럽습니다

음식도 그릇에 따라 그 격이 달라지지요

 

 

말차를 마시는 방입니다

일본 풍의 방 분위기 연출과 팽주의 매무새가 꼻어 앉은 것으로 제 마음에는 어색하군요

말차라 하더라도 우리 식으로 마실 수는 없는 것일까요?

 

 

 

말차 한 잔이 정성스럽게 만들어져 나왔습니다

자주 마시지 않는 말차라서 그 맛을 평할 수는 없지만 아주 좋습니다

금칠을 한 다완에 담긴 연두색 말차가 색으로 다가오고 입에 대기 전에 그 차향과 그리고...

 

말차 자리를 마지막으로 향기로운 차를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서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자리는 차를 품하고 즐거이 음식을 먹는 것으로 앉는 것은 아니지요

차를 주제로 하는 격있는 분위기를 즐기고 느끼기 위한 자리이니 봄과 어우러지는 흥미로운 찻자리였답니다 

 

 

 

 

 

봄이 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여름이 빨리 나서라고 독촉하는 오늘입니다

가는 봄. 오는 여름이라고 부를 것도 없이 자연은 제 스스로 때를 알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답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삶도 순조로울텐데 사람은 제 식으로 살면서 울고 웃나봅니다

 

차를 마신다는 건 어디서나 이 자연이 주는 순리를 받아들이자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뜨거운 물을 받아 찻잎이 풀어지고 우려져 나오는 차를 마시면서 모두들 어떤 생각을 하는지요

차는 차일뿐이라고 마시기 보다 차가 주는 의미를 알아차리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제 자리에 돌아와 차를 마시면서 일년에 한번 차를 통해 만든 격 있는 소혜원 다회를 돌아봅니다

차를 마시면서 이렇게 인연이 닿는 분을 모셔서 차 마시는 즐거움을 나누는 소혜원 당주님의 큰 마음에 머리를 숙입니다

봄은 마당에서 익어가고 사람도 차 한 잔에 담겨서 익어갑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