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 匠人이 만드는 木茶具 이야기 1
죽은 나무로 만들지만 혼을 담아 다시 태어나게
차기정이라는 사람은 소위 스타라고 부를 조건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봐도 나무 작업을 하는 그의 이름은 검색되지 않으니 그는 유명한 사람이 아니다
유명하지 않다면 정말 이름을 드러낼 조건이 아니던지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일 두 가지 중에 어느 쪽일까?
이렇게 글을 써보고자 하는 이유는 차기정이라는 사람은 이제라도 세상에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불상을 깎는 불모에서 한옥을 짓는 대목의 일까지 나무로 만드는 모든 일들을 섭렵하듯 해내는 사람,
그의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어서 그가 나무로 만드는 목다구 이야기로 그를 소개해 본다
그가 만드는 다구는 크게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원래 나무로 만들어지는 차판, 나무집게, 말차용 소품은 물론 도자기로 만드는 다기까지 목재로 만들어낸다
또한 다실을 꾸미는 가구 제작에서 다실 인테리어까지 그는 차 생활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작업에 임한다
차판 주변에 있는 나무로 만든 다구들은 말할 나위가 없지만 찻그릇을 나무로 만든다면 과연 실용적일 수 있을까?
말차를 마시는 다완, 녹차를 마시는 횡파형 다관, 중국차를 마시는 차호에서 이를 응용한 그릇들을 나무로 시도하고 있다
특히 휴대용 다기로 만든 그릇은 부딪혀도 깨지질 않으니 차맛만 지킬 수 있다면 이보다 실용적인 것은 없을 것 같다
차기정 장인에게 이렇게 나무로 찻그릇 등을 왜 만드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가 하고 있는 수많은 나무 작업 중에서 가장 힘든 작업일 수도 있는데 다른 일로도 바쁠텐데...
"내가 접한 찻그릇들이 차를 우리는 기능에 맞지 않아 보여서 제대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는 나무로 다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다기를 만든다는 이야기였다
그가 만드는 다기들 하나하나에 그가 읽고 있는 찻그릇의 제기능이 풀어져 있었다
다완은 다완대로 말차가 제대로 풀려야 하고 차호는 예를 담아 따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목기로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그 바탕이 되는 괜찮은 나무가 있어야 한다
좋은 나무를 구하기 위해 한국은 물론 중국 곳곳에 차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라도 찾아다니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화목이 되어 사라질 몇백년 된 귀한 나무를 구해 작품으로 살려낼 수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구한 수백 년 된 소태나무
특히 찻그릇을 만들 나무는 그 조건이 까다로운데 나무마다 만들 수 있는 그릇의 종류가 다르다고 한다
그릇을 만드는데 쓸 수 있는 귀한 나무들을 찾고 그 나무에 알맞은 그릇을 만들고 난 뒤의 환희심,
그가 나무에 미쳤다고 할만큼 집착하는 이유는 누구나 가지고 싶고 쓰면서 즐거울 수 있는 다기를 만들 수 있어서이다
잘 말린 나무를 깎아서 옻칠을 하는 과정은 이전의 과정보다 더 세심하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나무가 옻칠이라는 과정을 통해 천년을 가는 생명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옻칠만 여덟 번을 해야하는데 온도와 습도가 맞지 않으면 제대로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천년의 수명을 부여하는 그는 위대한 창조자가 아닐까?
아름다운 모양, 그릇으로서의 제 기능, 소장하는 사람의 가질 만족함
나무를 다루는 장인으로서 그의 소임은 우선 그가 만족해야 한다
그가 만드는 찻그릇에 담겨있는 속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기로 하자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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