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다회 참석기 100509
뜰에는 봄이 깊고
양산 영축산 소혜원 다회2-녹차를 마시고 밥을 먹고
이제 제대로 찻자리의 분위기를 살펴 볼까요?
작년에 있던 와인과 죽자리 대신에 보이차와 만두가 들어있습니다
우리 녹차, 밥, 보이차, 만두, 말차를 순서대로 마시고 먹게 코스가 짜여 있습니다
차의 중간에 음식이 들어 있습니다
마시고 먹고, 또 마시고 먹고 다시 마십니다
찻자리가 짧으니 음식이 더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瀟慧라...무슨 뜻인지 궁금합니다
같이 차를 마신 분중에 한문학을 하신 선생님이 계셨는데 여쭙질 못했네요
잘 쓰지 않는 한자라 아마 깊은 뜻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정자에서 녹차를 마실 것입니다
소혜원의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정자입니다
아주 조촐하게 만든 정자지만 그 자리는 앞에는 연못을 두고 멀리 영취산이 보이는 명당입니다
하얀 방석을 깔고 가운데는 옅은 비취색으로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뒷가리개의 녹색천이 녹차를 마시는 자리임을 알려줍니다
정갈하고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빈자리에는 은쟁반에 다식만 놓여있습니다
팽주가 우려낼 차가 다구와 함께 우리를 기다립니다
봄 바람이 차를 마시지 않아도 이미 자리에 앉은 것으로 충분하다고 속삭입니다
비취색 여백과 하얀 다구가 어쩌면 이렇게 어울릴까요?
잘 만든 다구가 주는 찻자리의 여유
그래서 차를 알고 나면 좋은 다구에 관심을 가지나봅니다
차가 우려져 제 앞에 왔습니다
올해 만든 햇차는 이 자리에서 처음 마셔봅니다
기온이 고르지 않았는데도 차가 너무 맛있습니다
차가 좋은지 팽주가 차를 잘 우렸는지...
차도 팽주도 이 자리가 주는 분위기도 차가 맛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모두 팽주가 차를 잘 내어서 맛이 좋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참 맛있는 차 한 잔입니다
이제는 밥을 먹는 자리입니다
선열당이라는 방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밥,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고...
한 상을 받습니다
밥은 치자를 우린 물로 지었답니다
노란 밥이 사진 효과로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옷칠을 한 목그릇에 담긴 한상의 밥이 이만한 호사로 먹을 수 있으니 이런 복을 누리니 잘 살고 있지요?
인연이라는 말은 잘 지어라는 얘기입니다
그 과보로 그림 같은 밥을 먹을 수 있는 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얀 천을 마주 하니 밥을 먹는 바탕을 생각하게 합니다
밥을 먹자고 하는 일이라지만 가끔은 그 옆에 있는 꽃처럼 화사한 일도 만들어야 합니다
밥을 먹으며 무슨 일을 더하는가 생각합니다
다음 자리는 보이차를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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