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세상 이야기

한승구 화백이 無說之室 창 밖에 소나무 세 그루를 심으니...

무설자 2009. 3. 16. 16:17
728x90

 

한승구 화백이 無說之室에 소나무 세 그루를 심으니...

 

 

 


여기 그대가 있다

늘  마음 한 켠에서 가만이 앉아 나를 지켜보고 있다

뒤로 묶은 긴 머리, 형형한 눈빛으로 세상을 응시하다 가끔 나를 바라보는듯...

  

 

고민 쌓인 서가에 탈출구처럼 그림 한 점이 있어 숨통이 열린다

먼지 앉듯 쌓인 고민은 털어낼 수 없어 켜켜로 재여 있다

무심하게 그림을 응시하니 솔바람소리가 들려온다

 


 


한 줄기 바람에 가만히 솔잎 흔들리는 소리

어느 때는 두근대는 봄을 부르는 춘풍이요 잠깐 소스라치면 한 겨울 삭풍이 인다

그대의 마음이 이처럼 나를 울렁이고 주저 앉히네

 


 

 


소나무 세 그루에서 먼지 쌓인 마음으로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이 켜켜로 쌓인 무거운 먼지더미를 언제쯤 날려 보내줄까?

오늘도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

 


 


여기에 앉아서 보이는가

돌아서서 응시해야 보이는가

뜬눈으로는 보이지 않을테니 눈을 감고 느껴야 할 터이다

 


 


맑은 차 한 잔 그대에게 건넬 터인데 어찌 할 것인가?

손에 쥐고 마시든 쥐고 있든

그대로 바람소리처럼 마음을 적시면 그만일 터....

 

 


무 설 자

'사는 이야기 >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남 달마산 미황사에서 봄을 찾다  (0) 2009.04.04
초의, 다산...추사를 찾아서 - 프롤로그  (0) 2009.03.31
버리고 떠나기  (0) 2009.01.19
하루  (0) 2008.10.07
병으로써 양약을 삼아....  (0) 2008.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