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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구 화백이 無說之室에 소나무 세 그루를 심으니...
여기 그대가 있다
늘 마음 한 켠에서 가만이 앉아 나를 지켜보고 있다
뒤로 묶은 긴 머리, 형형한 눈빛으로 세상을 응시하다 가끔 나를 바라보는듯...
고민 쌓인 서가에 탈출구처럼 그림 한 점이 있어 숨통이 열린다
먼지 앉듯 쌓인 고민은 털어낼 수 없어 켜켜로 재여 있다
무심하게 그림을 응시하니 솔바람소리가 들려온다
한 줄기 바람에 가만히 솔잎 흔들리는 소리
어느 때는 두근대는 봄을 부르는 춘풍이요 잠깐 소스라치면 한 겨울 삭풍이 인다
그대의 마음이 이처럼 나를 울렁이고 주저 앉히네
소나무 세 그루에서 먼지 쌓인 마음으로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이 켜켜로 쌓인 무거운 먼지더미를 언제쯤 날려 보내줄까?
오늘도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
여기에 앉아서 보이는가
돌아서서 응시해야 보이는가
뜬눈으로는 보이지 않을테니 눈을 감고 느껴야 할 터이다
맑은 차 한 잔 그대에게 건넬 터인데 어찌 할 것인가?
손에 쥐고 마시든 쥐고 있든
그대로 바람소리처럼 마음을 적시면 그만일 터....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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