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나홀로 차와 모두의 차

무설자 2008. 6. 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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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612

나홀로 차와 모두의 차

 

제가 나눔 받아 수장하게 되었던된 20년 진기의 반장노차 - 구입한 차가 아니라 차 선배께서 오랫동안 보관했던 차라서 노차의 진미를 맛 볼 수 있었다 

 

최고를 추구하는 노력은 차생활에도 예외없이 적용되는듯 합니다.

보이차를 마시는 분들은 오래 묵은 차에 대한 애착은 대단합니다.

그렇지만 깨끗하게 보관된 진년 보이차를 접하기는 쉽지 않아서 인연이 닿아야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보이차를 접하면서 이런저런 글로 표현된 보이차의 맛을 느껴보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장향, 난향, 회운, 회감, 두터운 맛 등으로 표현되는 맛과 향을 느끼기가 참 어렵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그럴 필요가 없었을 텐데 청병 노차라서 한 편에 꽤 많은 돈을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마셔보고는 결론이 '왜 이 차를 마셔야하지?'로 났습니다.

쓰고 떫은 맛이 주가 된 그 맛을 그 때는 받아 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노차에 대한 관심은 뒤로 미루고 숙차에 매진 했습니다.

 

진년 노차에 대한 판단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얼마나 좋은지는 정량적 개념으로 따질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차를 두고 나누는 토론은 거의 일방통행이라 합의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숙차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고만고만해서 동의가 쉽게 나오지요.

'차가 어떻습니까?'하고 물으면 '좋네요'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숙차에 대해서는 바라는 게 없어서 그런지 만족도도 괜찮게 나오지요.

 

가격이 천차만별인 노차는 싸고 좋다는 가성비에서는 만족도가 높게 나오기 어렵지요.

잘 보관된 노차의 맑고 깊은 맛을 숙차에서는 얻을 수 어려워서 인연이 닿아야 마실 수 있다는 바람을 가지나 봅니다.

진년 노차의 가격에 놀라면서 숙차의  맛에 점수를 더 주는 건 아직 보이차의 깊이를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나홀로 가치를 따지는 노차보다 여유가 넘치는 숙차를 즐기는 분은 고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선택의 폭이 넓은 숙차의 세계에서 차를 골라가며 즐기는 건 하수가 누리는 특권이 아닐까요?

숙차를 즐기는 분들도 언젠가 노차를 접하게 되고 더 깊은 보이차의 향미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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