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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607
차바위
통도사의 한 암자에는 신기한 바위가 있었답니다
그 바위에 나있는 구멍으로 매일 그 절에서 먹을 수 있는 만큼의 쌀이 나왔다네요
매일 그렇게 쌀이 나오니 그 절은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었겠지요
그런데 한날 그 절의 주지스님이 곰곰 생각을 했답니다
'매일 이만큼씩 쌀이 나오니 이 바위 안에는 얼마나 많을까?'
그래서 바위 안의 쌀을 한꺼번에 가져야겠다는 욕심을 냈습니다
주지스님은 다음날 그 쌀바위의 구멍을 뚫어 버렸답니다
그 안에는 엄청난 양의 쌀이 있었을까요?
엄청난 양의 쌀은 커녕 매일 나오는 쌀마저 잃고 말았지요
제게도 차 바위가 있습니다
항상 제가 필요한 양만큼의 차가 늘 떠나지 않습니다
어제도 그 귀하다는 반장노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차를 마시게되면서 알게된 선배님들이 그 차바위입니다
그 분들을 뵐 때마다 나눠주시는 귀한 차들로 제게는 차갈증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차를 알기위해 배움을 청하니 가르침과 같이 차도 나눠주십니다
제가 소장하는 차들은 어쩌면 제 차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제가 마시는 차들이 대부분 선배님들이 나눠주신 차인 것처럼 제 차도 다른 이가 마시게 되겠지요
이렇게 먼저 차를 시작한 분들은 후배들의 차바위가 되어주나 봅니다
만약 제가 다른 이의 차바위가 되지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제 차바위인 선배님들로부터 차가 끊어질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차를 얻는 차바위는 누구이며 여러분은 어떤 분의 차바위가 될 수 있을까요?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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