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에 서있는 8월 15일, 오후 2시의 서면입니다. 불이 꺼지기 전에 한번 환해지듯 부산의 도심은 뜨겁다 못해 타는 듯 합니다. 그 불볕을 뚫고 열다섯 분이 모였습니다. 여기에 북경에서 날아온 자운오색님과 서울에서 바쁜 일정을 비우고 참석해주신 남경도사님을 합치니 열일곱 분이 함께 했습니다.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끝내고 자운오색님이 강의를 시작합니다. 자운오색님은 보이차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분이라 아마 강사료를 드리면서 모시려고 하면 저희 사정으로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개인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분들은 참 아쉬워했으리라 생각합니다.
20페이지로 만든 칼라교재까지 준비하여 아주 격식을 갖춘 강의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무설자는 맨 앞에 앉아 경청하면서 A4 용지로 22매를 메모했습니다. 이 메모를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아주 난감합니다. 쩝~~~~~~~~~~~
길 없는 길이라는 말처럼
차를 논하자면 정답이 없는지 똑같은 차를 두고도 백인백색이라 할 만큼 듣는 말이 다 달라서 차를 이해하는데 혼선이 많습니다. 다들 입맛이 다르고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고 차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니 이것이 정답이라고 분질러 말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왜 보이차는 그렇게 다르게 이야기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이 강의에서 완전히 해소될 수는 없겠지만 큰 맥락은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무설자의 짧은 식견으로 온전히 이해되기 어려워 제대로 전달할 수 없음이 아쉬울 뿐입니다.
제가 잘못 이해해서 옮겨 놓은 부분은 참석하신 다우님께서 댓글로 교정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혹시 저의 부족함으로 자운오색님께 누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해되는 정도 만큼이니 그냥 가볍게 읽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길 없는 길에 서있는 보이차를 사랑하는 다우님들이 이런 자리가 다음에 마련된다면 꼭 참석하셔서 길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보이차를 정의하는 답은 없지만 보이차를 이해하는 정서에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강의 시작
보이차 생산지역의 특성
운남을 크게 나누어 서쌍판납이 있는 전남전남과 임창지역과 보이지역이 포함된 전북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전북은 평균온도가 섭씨18도 이상이며 전남은 섭씨21도 이상으로 약 3도 차이를 보이며 강수량도 200ml가 차이가 납니다.
전북에 해당되는 임창지역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는 고미(쓴맛)이 강합니다. 반면에 전남의 서쌍판납은 삽미(떫은 맛)이 강합니다. 이처럼 지역의 기후 차이에 의한 차의 내재성분이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대별되는 차성의 차이를 가진 지역적 특성과 함께 차산의 산채마다 조금씩 차이를 가지게 되므로 보이차를 총칭하는 듯한 맛과 향이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이차는 후발효의 가능성에 의해 다른 차와 차별되는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그럼 어떤 성분이 많은 차가 후발효의 우수함을 가지게 되는가는 바로 폴리페놀입니다. 후발효의 가능성을 제대로 가지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폴리페놀 성분이 30%가 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녹차는 이 성분이 18%를 넘지 못하므로 후발효차로는 부적합합니다.
운남지역의 차는 대체로 폴리페놀 성분을 30% 이상 가지고 있으므로 후발효의 특성을 크게 가지는 보이차로 아주 적합한 것입니다. 다른 지역의 차도 폴리페놀 함량이 30%가 넘으면 후발효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차가 무이암차입니다. 그래서 우롱차 종류를 홍배를 통해 노차로 만들면 특유의 향과 맛을 지니게 됩니다. 이 때에도 그 차는 폴리페놀 성분이 30%가 넘어야 그 효능을 지닐 수 있을 것입니다.
차의 작황이 좋지 않을 때는 강수량이 많고 일조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에 생산된 보이차는 이 폴리페놀 성분이 떨어져 후발효에 아주 불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만약 작황이 좋지 않은 해에 생산된 보이차는 아마 후발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보이차 산지 중 반장산에서 생산되는 것은 폴리페놀 성분이 38%가 넘습니다. 이무정산에서 생산되는 차는 폴리페놀 성분이 32% 정도가 되는데 이 차들이 인기가 좋은 이유는 차의 수요처에서 가까워서 생산량이 많아 호자급의 차가 많이 나왔습니다. 홍인급의 원료는 주로 맹해 지역에서 공급되었습니다.
고저苦底와 삽저澁底
일반적으로 차 맛을 결정하는 주요한 차이는 고삽미 정도입니다. 쓴 맛이 강조되는 고저는 맛은 아주 상쾌하나 화감과 회운이 떨어집니다. 반면에 삽저의 차는 향이 좋고 화감 회운이 좋습니다. 고저의 대표적인 차는 철관음이며 삽저의 차는 무이암차나 육계입니다.
이처럼 차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차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고저의 차를 좋아하는 분은 삽저 종류의 차를 별로라고 할 것이며 삽저의 차에 익숙한 사람은 고저의 차에 대해 큰 점수를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이차 또한 고저의 맛이 뚜렷한 임창지역에서 생산되는 차와 삽저의 맛이 강한 반장산차는 맛을 느끼는 기준이 다릅니다.
전북지역에서 생산된 차는 고저가 강하므로 단맛을 바로 느낄 수가 있지만 후발효에서는 삽저가 강한 전남지역의 차보다 불리합니다. 이무정산 차는 내재성분면에서 좀 떨어지지만 인기가 많기 때문에 주변지역의 차를 수거하여 너무 많은 양을 생산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떤 차가 장점만을 가지고 잇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차를 좋아하는 기호에 의해 좋아하는 맛이 뚜렷한 지역의 차를 선택한다면 만족도는 아주 높아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는 기준의 차가 다른 사람도 좋아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는 것입니다.
차의 평가
차를 품하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어떤 차를 두고 어떠하다라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평가기준은 회운이 얼마나 좋으냐를 판단합니다. 회운은 고삽미와 차성분의 조화에 의해 일어난다고 봅니다.
회운이란 차를 삼킨 뒤에 올라오는 느낌을 말합니다. 이 회운을 느끼기 위해서는 삼킨 차에서 올라오는 느낌을 코로 끄집어내는 것을 훈련해야 합니다. 철관음으로 회운을 느낄 수 있으면 보이차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고삽미가 회운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는데 고미와 삽미를 강 중 약의 단계로 나누어 표현이 되어야 합니다. 맛으로 느끼는 회감과 회운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차와 숙차
보이차는 다른 차와 달리 수장욕구가 생기게 됩니다, 차를 수장하고자 하는 것은 진기가 오랜 차가 귀하기 때문에 미래의 차 생활을 위해 좋은 차를 마련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보이차를 수장하는 것을 중국사람들은 보이차를 가지고 논다라고 합니다. 소장한 차를 관리하는 즐거움과 세월을 통해 차가 익어가는 것을 보면서 즐거워 한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좋은 차는 좋은 차창에서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해만생차는 제품의 질이 고르지 못해 꼭 시음을 한 후에 구입하길 권합니다. 맹해차창은 믿을만하지만 최고는 아니라고 봅니다. 왕시아 차창은 숙차는 아주 좋습니다. 우유 맛이 난다고 하죠.
두기제품은 생차의 경우 가격대비 품질이 아주 좋다고 봅니다. 수급된 오리지날 차청만으로 만듭니다. 다른 차엽을 섞질 않지요. 숙차는 권하지 않습니다. 맹고차창은 생차나 숙차 모두 믿을 만 합니다. 임창지역에 큰 차산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합니다. 특히 초보자는 맹고차창의 제품을 구입한다면 마시는데 만족할 것입니다.
생차의 기본 판별조건은 충족한 고삽미에 의해 생기는 회운이 있으면 구입하고 회감만 있으면 망서려야 합니다. 차향이 좋거나 병면의 색이 너무 밝으면 고온홍청의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쇄청모차로 만든 것은 색이 암록색으로 어둡습니다.
삽미가 있어야 감추어진 회감이 옵니다. 회감을 결정하는 당성분이 이무 쪽의 차는 약 8%, 반장차는 10% 정도됩니다. 생차에서 탕색이 흐린 것은 잔털이 많아 떨어져 나온 것과 고온홍청 때 차엽이 떨어져 나간 것입니다.
병면에 보이는 백호
생차의 병면에 보이는 은색 잎을 백호라고 합니다. 이 백호가 많이 보일수록 좋은 차라고 합니다. 생차가 시간이 지나면 이 백호가 금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렇게 금색으로 바뀌면 금호라고 합니다. 금호가 광택이 나는 것은 정상습도에서 보관이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금호가 빛나지 않으면 백상이 끼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다시 건창의 환경에 장기간 두게 되면 다시 광택이 살아납니다. 숙차는 대체적으로 광택이 나지 않는데 건창에 보관하게 되면 생차와 마찬가지로 유광금호가 됩니다. 숙차의 보관환경은 건조할수록 좋습니다.
곰팡이와 습창
보이차의 보관환경은 건창보관이 좋습니다. 하지만 발효의 정도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적정한 온도에 습도가 있어야 하기에 습도를 조절하지 못하면 곰팡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한국의 환경에서도 장마철에는 곰팡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발생하는 곰팡이의 색은 흰색입니다. 장마철에 끼는 정도는 가을이 와서 날씨가 건조하게 되면 가볍게 털어지기 때문에 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습한 환경에 장기간 보관되었을 경우 이 백상이 내부까지 침투하게 되면 목질화 현상이 일어나게 되므로 차를 못 먹게 될 수도 있습니다.
습창차를 기피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아파트에 보관할 경우에도 벽면에 너무 가까이 붙이게 되면 통풍에 불리하게 되면서 곰팡이가 붙을 염려가 큽니다. 따라서 여름에는 통풍이 잘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습창으로 차를 보관하는 이유는 당연히 오래 묵힌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5년 정도 습창 보관하게 되면 건조한 환경에서 20년 이상 된 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백상이 끼어 내부까지 침투되기 쉽기 때문에 이런 차를 구입하게 되면 버려야 할 정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습창차는 일반적으로 퇴창처리를 하면서 병면에 있는 곰팡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제거하게 되므로 비교적 깨끗하게 보이지만 이미 내부로 백상이 침투되어 있으므로 내부를 갈라보면 퍼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습창의 여부는 차를 우린 뒤의 엽저를 보면 알기 쉬운데 엽저가 검고 딱딱하게 목질화된 부분이 많으냐를 살피면 됩니다.
노엽으로 만든 차와 숙차
차잎을 따는 시기가 지난 5월 이후의 큰 잎으로 차를 만든 것이 있습니다. 노엽으로 차를 만들면 잎이 딱딱하게 되어 긴압이 쉽게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노엽으로는 숙차를 많이 만들게 됩니다. 주로 숙차를 만드는 차잎은 시기가 늦습니다.
요즘은 숙차의 발효도를 60% 정도로 조정해서 시간이 지나면 맛이 훨씬 좋아집니다. 발효도를 낮춘 숙차는 회감이나 회운이 좋아집니다. 숙차의 공정은 시간, 조수량(물을 공급하는 양), 온도의 조절을 잘 해야하는데 여기서 발효도를 조절합니다.
그래서 숙차를 만드는 방법은 차창마다 다 다릅니다. 그래서 생차를 만드는 공정은 감추지 않지만 숙차를 만드는 공정은 차창마다 비밀입니다. 특히 맹해의 숙차 맛은 아주 독특한데 30년 간 보유한 곰팡이의 특성이라고 합니다.
맹해 숙차의 맛이 지금은 최고라고 하는데 이 자리를 해만 차창과 왕샤차창에서 추격하고 있습니다. 두 차창의 기술자는 주로 이 맹해차창 출신이라고 합니다.
왕샤차창에서 나온 금침백련이 한편에 인민폐로 16만원을 호가 하는 제품이 있었는데 10톤의 차청에서 1kg의 금침-어린잎을 골라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금침백련이란 금색 침 같이 어린 하얀 잎에서 연꽃 향기가 나는 차라는 뜻입니다. 이차는 숙차였는데 어린잎은 악퇴하기가 아주 어렵다고 합니다.
보이차는 無味之味의 차라고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이차는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결국 이 있는 듯 없는 듯한 맛이 언제쯤 가장 좋은가를 따지는 것입니다. 숙차도 5년 정도 지나야 숙향이 사라지면서 좋은 맛과 향으로 변화되는데 20년 정도 보관된 차는 훌륭합니다.
숙차에서 나는 지린내
숙차에서 지린내가 심하게 나면 아무리 색이 맑거나 먹음직해도 마시기 어렵습니다. 숙차에서 나는 지린내는 차를 만드는 공정에서 나는 냄새입니다. 잘 만든 숙차는 이 냄새가 많이 제거되고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습창차는 이 냄새가 오래 남습니다.
광동성의 조주
조주는 공부차의 본산이라고 합니다. 차를 음미하는 문화가 발달한 고장인데 집집마다 꽤 많은 양의 차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97년부터 생차의 상당량이 이 곳에 보관되기 시작했는데 이 차들이 만약 시장에 풀리면 보이차 바람이 새롭게 불 것으로 봅니다.
가을 차와 봄 차
가을차는 대체로 고저이고 봄차는 삽저입니다. 보이차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데는 고저보다 삽저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을차보다 봄차를 더 쳐 줍니다. 가을차는 줄기가 긴 것이 특징이고 차잎이 빨리 성장하므로 내재 성분이 봄차보다는 부족합니다.
고저의 차가 많이 섞이면 탕색이 우려져서 나오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반면에 삽저의 차는 탕색의 전환이 빠릅니다. 차의 성분이 잘 우려나온다고 보아야 할까요?
그래서 가을차를 대량으로 모차를 만들어 봄차가 나오면 병배를 해서 차를 만듭니다. 가을차를 섞는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인기가 있는 이창호는 이런 병배차의 대표선수입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7542, 7532, 8582는 다원차에 1-2-3년 묵은 모차를 병배해서 만듭니다.
자조차, 자아차, 자연차
차가 자줏빛 색깔이 나는 것을 자0차라고 합니다. 자아차는 오리지날 자연적으로 자줏빛 잎으로 만듭니다. 1기에 윗 3엽까지만 색이 변합니다. 이 차는 희소성이 있고 우린 뒤의 탕색은 보통 차와 같습니다. 자연차는 인공적으로 변종을 만드는데 차나무 전체 잎이 다 자주색입니다. 자연차는 탕색도 자주빛입니다. 자조차는 줄기가 자주색인 차잎으로 만든 차입니다.
엽저
차를 마시고 난 뒤에 엽저를 살피는 것은 차를 품할 때 굉장히 중요합니다. 보통 골동차를 판별할 때 엽저를 살펴서 그 진위여부와 진기를 판단하게 됩니다. 창태차창의 이창호 시리즈는 히트상품인데 이 차는 골동차의 배방을 연구해서 만들었습니다.
숙차의 엽저는 잘 만든 차의 경우 갈색을 띠고 있으나 과발효를 한 경우 검은 색을 띠면서 목질화 현상이 일어나 딱딱하게 됩니다. 습창차의 경우도 이러한 목질화된 검은 색 엽저가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목질화가 일어난 엽저가 많은 차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에필로그
우리가 만나게 되는 차는 크게 불발효차인 녹차와 반발효차인 오룡차 계열의 철관음 등과 후발효차인 보이차입니다. 문제는 이런 차를 품하면서 내리는 주관적인 판단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녹차와 오룡차 계열은 그 명칭이 가지는 차의 생산지역이 좁기 때문에 품차에 대한 결론에 대부분 같은 의견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이차는 간단하게 품차의 결론에 대해 같은 의견을 모으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보이차가 생산되는 지역이 넓은데다가 봄 차와 가을 차가 다르고 보관되는 장소의 여건과 기후조건, 진기에 따라 품하는 차의 특성이 너무나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몇 몇 사람의 주관적인 지식의 근거나 보이차의 미묘한 맛과 향의 차이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섣부른 결론을 이야기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차의 특성을 비교해보면 이무정산의 차는 단맛이 먼저 느껴지고 고삽미가 약하게 오는 특징이 있으나 반장차의 경우에는 고삽미가 강하고 단맛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차의 경우는 이무정산 차를 좋게 평가할 수도 있지만 보이차를 신차를 마시기 위해서 구입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기가 오랜 차를 품해보면 이무정산보다는 반장산차가 더 나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따라서 보이차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수련과 같은 차를 공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공부가 귀찮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나이가 먹은 청병에서 올라오는 깊은 회운을 느낄 수 있다면 차를 마시는 행복의 극치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차가 주는 진정한 맛은 차를 제대로 모르고는 결코 느낄 수 없겠다는 생각을 이번 강의에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음도 비우고, 고정관념을 없애고, 좋은 차를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차에 대한 애정을 가진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보이차 공부의 의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함께하는 도반이 꼭 필요하고 그 중에 스승이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번 강의는 그런 의미에서 차를 마셔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절차였다는 것을 느낍니다. 앞으로 우리 다회는 그 의미를 진작해가는 수련의 장, 다우들과 함께하는 친목의 장, 좋은 차를 나누는 보시의 장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9월 다회는 이런 의미를 담아 새롭게 열어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운오색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함께 한 모든 다우들의 열정과 애정에 머리를 숙입니다. 강의 내용에 비해 부족한 정리는 다우들께서 달아주는 댓글에서 보완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8월 늦더위에서 흐린 머리로 맑은 내용을 추스르며
무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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