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 5

단독주택 지산심한 준공에 부쳐-부족한 딸을 시집 보내는 어버이의 심정으로

지산심한이 다 지어졌다. 작은 집인데도 짧지 않았던 설계 기간을 가졌지만 아쉬움을 남기며 마무리해야 했었다. 건축주께서 공사에 직접 참여해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시공 중에 설계도를 임의 변경해 설계자의 마음을 힘들게 해서 아픔을 가진 프로젝트로 남겨야 했다. 대화를 나눈다는 건 타협의 여지가 있지만 일방적인 변경은 한탄할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부분적인 변경이라 하지만 집이 가지는 근본을 흔드는 내용인지 모르니 안타깝다. 설계자는 건축주를 위해, 건축주가 살 집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가지는 사람이다. 그런데 설계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고쳐지어 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라져 버린 처마 밑 투톤 마감  설계 마무리 단계에서 거실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문..

영축산 자장암 - 차 한 잔 할 공간이 아쉬운 곳이라

영축산 자장암, 통도사의 산내 암자 중에서 그 유명세가 가장 높은 곳일 게다. 그 유명세를 만든 주인공은 금와보살일 텐데 실제로 본 이는 많지 않다고 한다. 금와 보살은 金蛙라는 한자어처럼 개구리이다. 이 개구리는 자장암의 관음전 뒷편 바위에 뚫린 구멍 안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 바위 구멍은 ..

영축산 극락암-극락에는 길이 없는데

영축산 극락암, 경봉 스님이 주석하셨던 극락암은 나의 불교이력으로는 고향같은 절이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1975년에 경봉 스님을 계사로 계를 받았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圓成, 경봉 스님께서 '둥글게 잘 이루어라'라고 하시며 법명을 원성이라 내리셨다. 모가 많은 천성이라 원성이라는 법명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