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극락에서 길을 보다

무설자 2011. 1. 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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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게 주어진 365일을 생각하기 위해서 해마다 새해 첫날이면 영축산에 갑니다

영축산에는 통도사가 있고 큰 절을 지나면 암자들이 있지요 

 

 

산에는 절이 있고

절에는 풍경소리가 있지요

풍경소리가 들리면 절이 있습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명산을 찾아 산에 들면 산이 주는 분위기에 마음이 그득해짐을 느끼지요

통도사가 있는 영축산은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백두대간의 끝자락입니다

산봉우리의 모습이 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시던 산을 닮았다고 합니다

 

영축산 통도사

우리나라 3대 사찰인 법보종찰 해인사, 승보종찰 송광사와 함께 불보종찰로 불립니다

산내 암자가 여러 곳이 있지만 우리 가족은 금와보살로 유명한 자장암과 경봉스님이 계시던 극락암을 찾습니다

 

 

자장암은 통도사 창건주인 자장율사와 인연이 있는 절입니다

전각 뒷편 큰 바위 벽에 큰 손가락 굵기의 구멍이 있는데 그 속에 개구리가 삽니다

우리 가족은 몇 번이나 그 개구리를 보았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구멍 앞까지 나와있는 개구리를 보았으니 좋은 일이 있으려나...ㅎㅎㅎ

이 세상에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많은 일들이 있다지요

그렇다고 그런 일이 특별한 건 아닐 것입니다

 

 

이제 극락암으로 향합니다

성철 스님만큼 큰 스님으로 존경을 받던 경봉스님이 주석하셨던 암자입니다

제가 불자로서 법명과 함께 계를 받았던 곳입니다

 

물론 저의 계사는 경봉 스님입니다

천성이 모가 났던 제게 둥글둥글 이루어라고 하시며 圓成이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요즘은 많이 둥글어졌지요?

 

 

제가 계를 받던 75년도에는 정말 작은 암자였는데 이제는 암자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큰 절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옛날의 흔적을 머리 속에 그리며 절을 찾습니다

법당에 부처님께 3배, 경봉스님 영전에 3배를 올리고...

 

 

극락으로 오는 길이 없는데 어떻게 왔는고?

경봉스님께서 제 후배에게 내렸던 말씀입니다

극락으로 가는 길을 찾는 것보다 이 자리를 극락으로 삼을 수 있는 길을 찾아 봅니다 ㅎㅎㅎ

 

 

 

산은 말 없는 말을 전해 줍니다

귀로 듣는 말이 아니니 마음에 담아 온 말을 전할까 합니다

지금 마음먹은대로만 행하고 살아라고 하더이다 ㅎㅎㅎ

 

새해에는 머리보다 마음을 중히 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마음먹은대로 실천하는 삶이지요

마음먹은대로 이루라는 큰 소리를 듣고 내려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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