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제가 그린 그림 보실래요?" 다섯 살 손주는 할아버지에게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쓴다. 그러면서 손바닥만 한 종이를 내미는데 얼굴 일곱 개가 나뭇잎을 대신해서 나무를 이루고 있다. "그림 제목은 우리 가족 나무예요" 손주가 그린 불후의 작품, '우리 가족 나무' 아래에 있는 얼굴 둘은 엄마 아빠, 위에 있는 얼굴 둘은 할머니 할아버지, 가운데 얼굴은 손주라고 한다. 눈코입이 없는 얼굴은 누구냐고 하니까 돌아가신 분이라며 그분들도 우리 가족이란다. 손주가 돌아가신 증조모 증조부까지 함께 가족으로 생각하다니 기특하기 이를 데가 없다. 존댓말과 우리 가족 '우리'라는 호칭은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독특한 어투이다. 영어의 our와는 쓰임새가 전혀 다르다. 친구들과 있으면서 '우리 아내'라고 영어로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