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경수헌의 집터는 그림 같은 노송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남향으로 열려 있다. 서른 평 규모로 짓는 집에 300 평이 넘는 적지 않은 대지 면적이 부담스러운 작업이었다. 도로에서 4미터 정도 높이에 평지가 조성되어 있어 올라오는 경로를 결정하는데 난관을 거쳐야 했다. 300 평의 대지에 서른 평으로 짓는 집, 대지는 넓고 집을 너무 작게 짓는 건 아닐까? 큰 집은 필요치 않다고 하면서 너무 넓은 대지를 구한 건 아닐까? 집을 서른 평으로 지으면 너무 좁은 게 아닐까?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아보려고 대지를 찾아보면 마음에 꼭 드는 땅이 쉽사리 구해지지 않아 애를 먹는다. 집터를 구하는데 어떤 분은 십 년이 걸렸다고 하고 그나마 빨리 구했다고 하면 사오 년이다. 소위 물 좋고 정자 좋은 땅에 내 집을 짓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