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공간 4

단독주택 知山心閑, 설계를 마무리하며 남는 아쉬움--단독주택은 실내와 마당이 모두 집인데

단독주택 知山心閑, 설계를 마무리하며 남는 아쉬움-단독주택은 실내와 마당이 모두 집인데 지산심한의 설계가 지난한 일정을 지나 마무리되었다. 서른 평이라는 규모가 면적으로 보면 작은 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나 건축주의 여생을 담아야 하니 한 치의 소홀함도 있을 수 없다. 그럴 것이라는 관념의 얘기가 아니라 건축주와 설계자는 8개월에 걸쳐 보완에 보완이 이루어져 끝낼 수 있었다. 집의 얼개를 잡는 기본 작업은 설계자에 대한 건축주의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잘 진행이 되었다. 내가 그동안 서른 채에 가까운 단독주택 작업으로 축적된 노하우가 잘 적용된 기본 얼개는 건축주의 바람은 물론 대지 조건에도 잘 어우러졌다. 이대로 좀 더 디테일한 부분만 다듬으면 좋은 집이 될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기본 얼개..

손님이 며칠이라도 머물고 싶은 단독주택-가랑비와 이슬비

손님이 며칠이라도 머물고 싶은 단독주택 -문으로 열려 내외부가 하나 된 ‘우리집’ 주인의 입장에서는 마뜩잖은 손님이 영 돌아갈 기색을 보이지 않는데 때마침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인은 어서 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실어 ‘가랑비’가 내린다고 했더니, 손님은 그 뜻을 알아차렸는지 ‘이슬비’가 내린다고 응수하면서 더 있고 싶다는 의중을 전했다고 한다. 손님의 왕래가 잦았던 시절의 우스개 얘기라서 요즘 같은 아파트 살이에서는 실감이 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예로부터 집에 손님이 자주 들어야 흥하는 기운이 돌고, 객의 발걸음이 끊어지면 기운이 쇠한고 여겼다. 한옥 대문을 보면 안으로 향해 여닫게 되어 있다. 이것은 들이기는 하되 내보내지 않겠다는 뜻이 숨어 있는 것이다. 열고 닫히는 방향이 집 안으로 향하는..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짓는 집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15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짓는 집 옛 선비들은 작은 집에 청빈하게 사는 것을 덕목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를 일컬어 근근이 비를 가린다는 뜻의 비우(庇雨) 사상이라 하는데, 일례로 '지봉유설' 등 명저를 남긴 석학 이수광이 그 사상과 유적을 남기기 위해 주춧돌 위에 조촐하게 초우를 복고하여 그 당호를 비우당(庇雨堂)이라 불렀다는 일화가 있다. 그와 같은 사상은 '십 년을 경영하야 초려삼간 지었나니/ 반 칸은 청풍이요 반 칸은 명월이라/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 두고 보리라.'라고 노래한 사계 김장생의 시에 잘 나타나 있다. 집은 비워져 있고 오히려 집 주변의 청풍명월이 집을 채운다. 거기서 집은 한 그루 나무처럼 자연의 일부로 존재한다. 소월은 또 이렇게 노래한다. ..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心閑齋, 낙동강이 보이는 전원주택

무설자의 단독주택 설계 이야기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양산 원동 心閑齋, 낙동강이 보이는 전원주택 건축주는 전원생활을 꿈꾸며 5년간 집터를 찾아 다녔다고 했다. 그 세월이 덧없지 않을 너무 좋은 땅을 얻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낙동강을 바라보는 동서방향으로 긴 남향의 대지를 얻었으니 옛말대로 건축주는 삼대적선의 공덕이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강을 따라 높은 제방이 시선을 가로막아서 대지에서는 강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강변까지 천천히 걸어도 10여분의 거리이니 강변이나 다름 없다. 강물은 바로 보이지 않지만 낙동강이 도도히 흐르는 멀리 주변의 풍광은 집터로 가까이 다가온다. 낙동강변을 따라서 조성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20분정도 달리면 물금역에 닿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