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51

사람을 쫓아내는 집, 불러들이는 집-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4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4 사람을 쫓아내는 집, 불러들이는 집 김 정 관 나의 첫 주택 작업이었던 부산 해운대 ‘관해헌’의 건축주가 새 집을 지어야 한다며 찾아왔다. 이십 년을 그 집에 살다가 집을 팔았다며 양산에 집터를 잡았다고 했다. 관해헌은 거실을 사랑채처럼 본채에서 떨어뜨려 배치해서 마치 정자에서 해운대 먼바다가 보이도록 설계가 된 집이다. 집을 지을 당시 건축주는 건설회사 임원이었다 보니 업무상 밤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집이 다 지어지고 나니 밖에서 하던 밤모임(?) 장소가 집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을 보고 관해헌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손님을 불편 없이 집에서 맞을 수 있다는 특별한 라이프스타일이 아파트에서 살았을 때와 다른 ..

애인 같은 집, 배우자 같은 집-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3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3 애인 같은 집, 배우자 같은 집 우리 식구들이 행복하게 살 단독주택을 애인과 배우자에 비유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연애 상대로 사귀는 애인과 평생을 한 집에서 사는 배우자는 분명 그 선택의 기준이 다를 것이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람과 연애만 하겠다는 사람을 바라보는 성향이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애인은 아무래도 속마음보다 겉모습에 치중해서 찾게 될 것이다. 연인 관계가 시작될 때야 매일이다시피 만난다고 하지만 잠깐 시간을 같이 할 뿐이니 깊은 속내를 알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내 애인은 이렇게 멋진 사람이라며 남에게 자랑할 겉모습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하지만 배우자의 선택은 분명 애인과는 달라야 한다. 연인 시절에는 한시라도 떨어지면 못 ..

얼빠진 집과 얼을 채우는 집-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2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2 얼빠진 집과 얼을 채우는 집 요즘 가문(家門)⦁가풍(家風)⦁가장(家長), 이 말들은 그 의미를 잃어버리지 않나 싶다. 이렇게 되어 버린 건 아마도 가정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탓이라고 본다.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하는 식구들의 일상적인 대화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전에는 집안에 대대로 이어 오는 풍습이나 예의범절을 중심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집안에서 배웠다. 집이라는 사회의 기초 구성체가 흔들리면서 가정교육이 없이 이루어지는 학교교육은 뿌리 얕은 나무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학교 교육마저 입시 학원처럼 가르치고 있으니 우리 사회는 도덕이나 예절은 어디에서 배워야 할지 알 수 없다. 가정교육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얼’을 심어주는 ..

다시 찾아야 할 '지어서 써야 하는 것'에 대하여-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1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1 다시 찾아야 할 ‘지어서 써야 하는 것’에 대하여 흔히 쓰는 말이지만 ‘만든다’와 ‘짓는다’는 큰 차이가 있다. 옛날에는 옷과 음식, 집은 지어서 썼으며 약과 글, 농사도 짓는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옷도 만들어진 것을 사서 입으며 음식마저도 만들어서 파는 것을 사먹을 뿐 아니라 집도 만들어서 파는 집을 분양받아서 산다. ‘짓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1.재료를 들여 밥, 옷, 집 따위를 만들다. 2.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약을 만들다. 3.시, 소설, 편지, 노래 가사 따위와 같은 글을 쓰다.’라고 나와 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와 약, 글은 '만든다'로 쓰지 않고 '짓다'로 따로 쓰고 있다. 이렇게 살펴보니 정성을 들여 만들어 쓰는 건 짓..

우리집은 안녕하신지요?-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프롤로그2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프롤로그2 우리집은 안녕하신지요? 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리움, 포근함, 돌아가야 하는 곳, 편히 쉴 곳... 우리가 '집에 간다'고 할 때 그 집은 물질적인 건물인 house가 아니라 정서적인 집인 home 이라는 것이지요. 아침에 집을 나서서 일터나 학교가 파하면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서둘러 돌아오고 싶은 그 집입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저녁이 되면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밥 짓는 냄새가 온 동네에 가득했었지요. 밥 때가 되면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리면 아무리 재미있게 놀다가도 각자 집으로 돌아갔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집이 주는 이미지는 고향이고 엄마로 각인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입대를 해서 논산훈련소 시절, 야외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