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일까?언제부터였을까? 정해진 박스 틀 속에 차곡차곡 우리의 삶을 구겨 넣는데 익숙해져 온 것이. 유행 따라 차를 바꾸듯 일 년을 살기도 하고, 십 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 아파트 저 아파트를 옮겨 사는데 익숙해져 버린 우리네 삶의 방식. 우리 집, 우리 동네는 우리의 의식 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무슨 무슨 아파트 몇 동 몇 호가 우리네 주거가 되어 버렸다. 집이냐?아파트는 걷어버리면 떠날 수 있는 유목민의 텐트처럼 짐만 들어내면 아무런 미련 없이 옮겨갈 수 있다. 내 아이가 자라온 기억도, 이웃과 나눈 정도 옷에 묻은 먼지 털어내듯 툴툴 털어버리면 그만일까? 아무 미련 없이 주소 바꾸고 어디든 갈 수 있겠지만 그런 삶을 사는 도시인의 내면은 외로운 기억 밖에 없다. 집이다.나를 담고 식구들과 함께 살아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