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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회색빛입니다. 이런
날을 하늘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높던 하늘이 낮아지니 세상이 갑갑하게 느껴집니다. 바람에 비가 묻어 있습니다. 아마 비가 오려나봅니다. 비가
오기 전의 습하고 더운 이런 날씨는 괜히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이런 날씨에도 밝은 마음을 지닐 수 있는 이는 아마 부처에 그만큼 다가선 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맑은 날에는 마음도 밝아지고 흐린 날에는 기분이 가라앉는 나 같은 이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것입니다. 마음이 나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나를 좌지우지하는데 자유롭지 못하니까요.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가다보면 풀잎 하나 흔들리는데도 괜히 사연이 숨어있는 듯하고 달리는 차소리에도 왠지 마음이 쓰입니다. 풀잎은 바람을 이기지 못해 흔들리고 차는 달리면 소리가 나게 마련인데도 괜히 그렇게 느껴집니다. 마음이 부리는 조화에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이 마음을 다잡으면 어떻게 될까요? ‘바람이 부니 풀잎이 흔들리지, 바퀴가 구르니 소리가 나지’하는 결론을 똑소리나게 받아들이는 상황을 늘 가질 수 있는 그 경지일까요? 그게 그렇게 좋아 보이지 만은 않습니다.
회색빛 하늘에도 마음이 동하지 않고 빗소리에도 늘 그 마음인 사람을 여여한 사람이라 할까요? 그렇다면 그를 나는 가까이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게 부처의 경지에 다가간 사람이라면 왠지 부처님도 생경한 존재가 되고 말 것 같습니다.
흐린 날이라 그냥 마음도 가라앉는 것이 괜히 짜증이 나서 글로 마음을 달래 봅니다. 낮아진 하늘을 쳐다보며 습한 바람에 괜한 심통을 부려보는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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