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나는 부처다

반야심경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무설자 2005. 8. 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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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自在菩薩行深般若波羅密多時照見五蘊皆空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모두 공함을 비추어보고 일체고액을 건넜느니라 - 무비스님해석

이 부분이 사실은 반야심경의 주 내용, 즉 말하고자 하는 요점에 해당됩니다. 이 이후에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지요. 관자재보살은 그 이름이라고 보아도 되지만 모든 수행자, 우리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진리로 향하는 공부를 말하죠. 여기까지 다시 보면 수행자가 진리가 무엇인지 깊은 공부를 할 때라고 읽어봅니다.

다음은 오온-색수상행식이 다 공함을, 비었음을 비추어보고 일체의 고액-고통과 액운을 벗어나게 되느니라하는 대목으로 연결합니다.

오온이라 함은 우리 자신의 몸과 느낌, 생각, 행동과 인식까지를 말하는 것이니 몸을 포함한 모든 나의 의미가 될 것입니다. 이 오온이 비었다, 공하다는 것이니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물건을 소유할 때 일회용품은 가벼이 여깁니다. 그 생명을 오래갈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일회용품이지요. 잠깐 손을 거쳤다가 그 뒤에는 쓰레기입니다.
그렇지만 모나미 볼펜은 일회용품 취급이지만 몽블랑 만년필-몇 십 만원에서 몇 백 만원 하죠-은 영원히 가지고 있을 것처럼 대접-취급이 아니고-하죠. 그러나 수명의 차이지 결국 그 만년필도 쓰레기 통으로 들어가는 신세를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비유는 오온 중에서 색에 대한 예가 될 것이지만 수상행식도 그러합니다.
색이 시간이 지나면 모습을 바꾸어 버린다는 겁니다.-색즉시공
근데 모습이 바뀌었다는 것이지 없어졌다는 것이 아닙니다.-공즉시색
그러므로 색은 공과 다르지 않고-색불이공, 공은 색과 다르지 않다-공불이색.
수상행식도 그러하다-수상행식 약부여시.

이렇게 오온이 공함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이 뒤따릅니다.
그런데 오온이 공함을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비추어 본다는 의미가 또 생각할 문제입니다.
비추어보면 그대로 보이죠. 있는 그대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공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겁니다. 저는 공을 무상이라 해석해 봅니다.
사성제에서 모든 것은 무상하므로-변하기 때문에 모든 것은 그 실체가 없다. 볼펜이, 만년필이 나중에는 쓰레기가 된다. 그리고 썩는 놈은 분해되고 재생되는 놈은 모습을 바꾸어 나오지요.

이것이다라는 것은 그 때, 그 기능을 유지할 때의 일시적인 모습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영원한 이것은 없다라는 것입니다. 시간성이 바로 변하는 속성이고 이것을 일러 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 변하는 속성을 무상이라고 하고 그것이야말로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지요. 모든 것은 이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화무십일홍-꽃이 붉어도 십일을 넘기지 못한다-이요, 부자가 삼대를 넘기기 어렵다하는 얘기가 바로 무상의 진리를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무상의 도리를 알면 삶에서 어려움에 빠질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라는 자존심, 내 것만 챙기는 소승적인 행동은 나를 고립시키고 외로움에 빠지게 만듭니다. 정신질환의 대부분이 이런 문제에서 생긴다지요?

반야심경의 주된 내용은 무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르쳐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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