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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소장 연구하는 '천년보이차'/茶人-2023년 3/4월 호 게재

무설자 2023. 3. 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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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소장 연구하는 ‘천년보이차’     

이 글의 필자는 차 전문지 2023년 3/4월 호에 게재된 '천년보이차' 이인종 대표입니다. 제가 '천년보이차'를 마시게 되면서 이인종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천년보이차'의 차와 이 대표에게 매료되었습니다. 이인종 대표의 요청으로 茶人지에 게재된 기사 전문을 무설지실에 올립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무렵부터 ‘고수차’라는 이름이 유행했다. 2015년 이후에는 차산 이름으로 고급 보이차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맹해 차구의 노반장이었으며 빙도에서 절정을 치닫고 있다. 그런데 2009년 이전에는 노반장과 빙도가 일반 병배차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차류와 차별되어 최고의 명성으로 보이차의 주가를 높이며 대접받고 있다.     
 
병차로 만들어진 보이차는 외형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가격대로는 수백 배의 차이가 난다. 도대체 어떤 차를 어떻게 골라 마셔야 노반장, 빙도를 제대로 마셨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히 포장지에는 노반장, 빙도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가격은 그렇게 다르며 진품의 향미도 그렇게 다른 걸까?   
  
보이차와의 첫 인연     
 
나는 2005년(?) 상하이로 건너가 생활하게 되면서 차를 접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차를 마셨지만 현지에 가서 보니 중국 사람들에게 차는 그야말로 물보다 더 자주 마시는 일상 음료였다. 맥주도 상온으로 마시는 중국인들은 음료를 차게 마시면 큰 일 나는 줄 알지 않던가? 그래서 우리가 찬 생수를 늘 마시듯 뜨거운 차를 시도 때도 없이 마신다.     
 
마침 한국에서도 나는 커피보다 차를 좋아 했기에 차 공부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차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찾았는데 다행히 그런 분이 멀리 있지 않았다.    
  
그렇게 차를 배우면서 매료된 게 보이차였다. 그 때는 중국 사람들이 보이차에 크게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아서 내게는 큰 기회를 얻게 해 준 셈이다.     
 

천년보이차 이인종 대표

 
6대 차산의 첫물차만 수집     
 
우리나라의 경우 녹차는 흔히 우전차를 최고로 친다. 중국에서는 명전차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이차의 경우 채엽 시기를 별로 따지지 않고 차를 만들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우전차, 중국의 명전차는 소위 첫물차라고 하는 것으로, 봄에 처음 나온 일창이기, 일아이엽의 찻잎으로 만드는 차이다.     
 
차공부에 자신이 붙을 무렵이던 2007(?)부터 청명 이전에 운남성 차산지로 가서 첫물차를 모으기 시작했다. 내가 본격적으로 모차를 구입하던 2009년 정도부터 노반장이나 빙도는 많은 양을 구입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게 가격이 형성되고 있었다. 일단 노반장과 빙도는 여건이 허락하는 만큼만 구매하고 6대 차산의 차로 타깃을 잡고 첫물차를 자금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 구입하였다.     
 
알다시피 수령이 백년은 넘어야 고수차로 부를 수 있다. 수령 차이가 주는 차의 향미는 분명하고 첫물차라야 한다는 건 나의 철칙으로 엄격하게 지켰다. 청명이 지나 나오는 찻잎으로 만드는 차는 첫물차와는 그 향미의 차이를 비교할 수 없다. 겨울 동안 땅에서 뽑아 올린 성분은 그야말로 엑기스가 아닌가? 첫물차로 따내고 난 이후의 찻잎은 내 선택의 기준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브랜드의 시작과 시련     
 
특히 나의 특별한 관심은 야생차였다. 지금은 고수야생차의 채엽은 중국의 법으로 금하고 있는 곳이 많지만 그 때는 마음만 먹으면 내가 원하는 양을 구입할 수 있었다. 야생차는 첫물차뿐 아니라 아포차도 함께 구입하였다.      
 
그렇게 2009년부터 6대 차산지에서 생산되는 첫물 모차로 ‘천년보이차’ 브랜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6대 차산 모차의 가격이 고가로 치솟아 차 생산과 판매가 어려워졌다. 비교적 금액이 저렴한 타 지역 모차나 두물차, 가을차, 병배차로 보이차를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2016년부터는 아예 생산을 중단하고 이전에 만들어둔 보이차의 숙성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게 되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최선이었다고 여기게 되었다. 천년보이차가 얼마나 뛰어난 차인지는 마셔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고집이 낳은 결실     
 
내가 중국사람이고 사업으로 보이차를 선택했었다면 그동안 만들었던 차가 오늘까지 남아 있었을까? 차를 공부하며 보이차에 눈길이 갔고 고수차 첫물차의 가치를 이미 알았기에 구입했을 뿐이었다. 이어서 차를 만들고 잘 숙성시키며 소장하다보니 고수첫물차로 만든 ‘천년보이차’가 이제 그 진가를 발휘할 때가 된 것이다.
    
고수차가 보이차 시장의 대세가 되면서 고차수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고수차의 가격에 운남성 차나무는 봄, 여름, 가을 때를 가리지 않고 잎을 따낸다고 한다. 차나무는 기운을 잃는데 중국 사람들은 오로지 지금 돈을 끌어 모으는데 혈안일 뿐 ‘좋은 차’, ‘건강한 차’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기운을 잃고 찻잎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나무에느 생장촉진제까지 주사하며 찻잎을 따낸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겨우내 뿌리로 땅의 기운을 받아 올린 첫물차, 천년고차수의 명성에 걸맞은 운남성 보이차의 기운을 마시기에는 이제 쉽지 않을 듯하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고수순료 첫물차로 만든 필자의 ‘천년보이차’로 보이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이름만 무성한 유명 산지 고수차와 첫물차인 ‘천년보이차’가 어떻게 다른지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마셔보고 싶다.     
 

'천년보이차'의 보석같은 첫물고수차 라인업

 
고수 순료 첫물차의 깊은 향미     

고수 첫물차의 정수라고 자부할 수 있는 '천년보이차' 교목차, 이제는 고수 순료차를 첫물차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천년보이차'의 회심작인 야생 첫물차, 시중에서 만나기 어려운 귀한 보이차


 첫물차는 두물차 이후의 찻잎과는 그 성분이 크게 달라서 마셔보면 깜짝 놀랄만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첫물차는 특히 아미노산 성분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진한 밀향과 함께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목으로 넘어간 찻물이 기운을 시원하게 해주면서 온몸을 적시듯 풀어지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시중에 수많은 야생차가 있지만 천년보이차의 2011년 야생아포차는 수령 1000년 이상 새싹 잎이 펴지기 전에 채엽하여 만든 것이다. 2009년 첫물차 또한 수령 1,000 년 이상의 고차수 잎으로 만들었다. 이들 야생차 첫물차가 일반 보이차와 얼마나 다른지는 마셔보면 바로 느끼게 될 것이다. 야생차 특유의 향미와 함께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열감이 온 몸을 채워주는 차기의 충만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특히 야생아포차의 특별한 향미는 형언하기가 어렵다. 마셔보기 전에는 알려 드릴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편, ‘천년보이차’의 대표 고수차인 ‘교목차’는 첫물 보이차의 정수라 할 만하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반장’과 비교해서 마셔보길 권한다. 사람의 욕심이 들어있지 않은 첫물 고수차의 향미는 ‘천년보이차’에서만 느낄 수 있다고 자부한다.     
 

 
보이차를 사업성 따져가며 만들지 못했던 순수했던 시절에 무모한 투자가 지금의 ‘천년보이차’로 여기에 있다. 차의 가치는 마시는 사람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편하게 해주는데 있지 않을까. 차의 고향인 운남성 보이차는 순수한 향미, 첫물차로 만나는 고수차의 진미, ‘천년보이차’는 인연이 닿아야 마실 수 있는 최고의 차라는 소신으로 세상에 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