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보이차 고차苦茶의 진미珍味 - 2014 진미호 용장龍章

무설자 2020. 1. 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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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2001

보이차 고차苦茶의 진미珍味 - 2014 진미호 용장龍章

 

 

사람과의 교유交遊가 점점 온라인으로 되어가는 세태이다. 직접 만나는 건 희유한 일이고 통화로 얘기를 주고 받는 것도 쉽지 않다.이제는 일상화된 카톡으로 주고 받는 대화에 얼마나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SNS라고 하는 페이스북, 밴드로 이어지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거리와 시간을 불문하고 만남이 가능해지고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소견을 피력할 수 있는 것도 좋다. 학연이나 지연을 따지지 않고 인연을 맺을 수 있으니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하는대로 넓힐 수 있다.

 

블로그로 시작해서 카페로, 이제는 페이스북과 밴드로 온라인 인간관계를 맺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페이스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가벼운 대화는 일상의 잔잔한 재미가 된다. 보이차를 마신지 벌써 15년 차에 들어가면서 닉네임으로만 알았던 분과 실명으로 페친으로 교유하는 분이 있다.

 

보이차에 집중하는 건 그 분이 훨씬 적극적인듯 보이는데 새해를 맞아 차를 보내왔다. 진미호 용장, 고수차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진미호 차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후하게 내린다고 안다. 그런데 나는 진미호 고수차에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아 소장하고 있는 차가 없다.

 

그 진미호 차 중에서도 노반장, 노만아, 반분 등 苦茶 毛料를 병배한 龍章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진미호 용장의 가격이라면 나눔을 하기에는 마음을 먹지 않으면 어려운데... 일면식은 커녕 통화도 한번 하지 않은 사이인데 이렇게 차나눔을 받게 되니 내 소장 차를 살펴 봐야겠다. 

 

 

 

 

 

 

 

 

 

 

 

 

진미호 고수차는 가격대를 보면 매니아가 아니면 구매가 쉽지 않을 듯 하다.

포장지 분위기를 보자니 디자인이 차별화되어 있으며 잘 찢어지지 않게 후지를 썼고 내지가 한장 더 있다.

나는 고급차라는 자부심이 포장지를 열어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겠다.

 

 

 

 

 

포장지에서 이어지는 선입견이 병면을 보면서 점입가경이다.

차엽이 올올이 살아있게 적당하게 긴압된 병면을 보면서 차에 대한 신뢰가 굳어진다.

이 정도로 포장을 열어 차를 살피게 되니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었다.

 

 

이 저울도 용장을 보내준 다우께서 보낸 것인데 덕분에 차를 마실 때마다 적정한 양을 달게 되었다.

눈대중, 손대중으로 차를 마시다보면 늘 양이 넘치게 되었는데 이제는 4-5g으로 차를 우리게 되었다.

차맛을 알아가는데 한번 우리는 양을 일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차의 향미는 고수차의 향미를 맛보기에 그만이라는 느낌이 온다. 고수차가 가져야 할 묵직한 농밀함을 가지고 있고 입에 담자말자 단맛이 잠깐 스치다가 쓴맛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쓴맛에 특히 민감한 내 구미에 이마가 당기는 강렬한 쓴맛이 아주 자극적이다.

 

쓴맛에 익숙하다면 단맛도 그만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 추정해 본다. 첫맛에서 다가오는 단맛이 잠깐 스치고 곧 쓴맛이 입안을 꽉 재워버리는 건 내 구감의 사정이다. 나는 노반장을 苦茶라고 여기는데 쓴맛에 익숙한 사람은 甘茶라고 하기 때문이다.

 

반분차의 향미는 익숙하지 않아서 같이 병배한 이유는 알 수 없는데 노반장과 노만아는 포랑산 차의 대표적인 고차가 아닌가? 이 차의 기세를 보아하니 龍章이라는 이름을 고수차의 勇將이라고 불러도 될듯 하다. 텁텁한 음식을 먹고나서 이 차를 마시면 한 잔만 마셔도 입안이 개운해지겠다 ㅎㅎ

 

 

 

늦은 밤에 빈속으로 苦茶를 마시니 정신이 번쩍 든다.

노반장이나 노만아보다 더 강렬한 느낌의 차로 뇌리에 새겨진다.

다우께서 새해에 처음 만나게 해준 진미호 용장,

정신이 흐트러지거나 속이 더부룩하면 우선으로 마시게 될 차로 지정했다.

 

차를 보내주신 다우님, 고맙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