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1909
'18 대설산 맹봉호 고수홍차 시음기
-대평보이 가을맞이 이벤트
홍차가 전 세계 차유통량의 80%라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지구상에 홍차를 즐기는 사람이 커피보다 더 많다는 것도 의외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오로지 커피라고 할만큼 손에 손에 커피를 담은 큰 종이컵을 들고 다닌다.
홍차가 세상에 처음 나온지 300년, 영국에 전해진지 150년 정도 되었다는 사실도 일반화된 정보는 아닐 것이다.
세계 3대홍차에 기문홍차가 속하지만 홍차의 시발점은 복건성 동목관촌의 정산소종이라는 것도 다 아실런지 모르겠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운남홍차인 전홍은 1939년에 처음 생산되었으니 전홍의 역사는 백년도 안 되는 셈이다.
보이차를 마시게 되면 따로 홍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전홍을 쉽게 가까이 할 수 있다.
운남에서 생산되는 대표차는 보이차지만 백차인 월광백과 홍차인 전홍도 중국차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백차와 홍차는 대부분 소엽종으로 만들어지는 데 월광백과 전홍은 대엽종이다.
차랑재 다회 400회를 기념하는 찻자리에 참석하면서 대평님이 월광백과 차칼, 집게를 선물로 나눔해 주셨다.
마침 대설산 고수순료로 만든 전홍을 이벤트로 내놓아서 차랑재 다회 400회 기념자리에서 전달 받았다.
풍경님이 금사황국과 숙차차고, 석귀용주도 함께 선물꾸러미로 나눔해 주어서 푸짐한 며칠을 보낼 수 있겠다.
대설산 순료 전홍의 병면을 보노라니 대엽종 어린잎으로 만든 정성이 느껴진다.
홍차를 제다하는 과정은 보이차와는 다르게 유념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한다.
살청과정이 없이 찻잎 시들리기 과정이 끝나면 오랜 시간의 산화과정이 진행되는데 찻잎이 손상되지 않게 해야 한다.
온전한 찻잎만 골라서 알맞게 눌러서 압병을 해서 살살 풀어나오니 보관하기가 참 좋겠다.
대설산차는 고미보다 밀향의 단맛이 좋으니 홍차를 만들기에 딱이겠다.
전홍에 맛을 들이면 대엽종의 풍부한 차 성분이 주는 걸죽한 탕미에 소엽종 홍차보다 좋다는 느낌이 든다.
탕의 농밀함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서 역시라는 만족감이 든다.
사실 보이차는 차를 오래 마시지 않은 분이나 차맛에 익숙하지 않으면 맛있다는 느낌을 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중국 홍차는 대부분 맛있다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다.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위와 찻잔을 놓고 앉았다.
아직 생차에는 익숙하지 않고 숙차에 맛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생차를 우려주면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는데 대설산 전홍을 마시더니 바로 "아 ! 맛있습니다"라고 한다.
엄마 옆에서 종알대던 딸이 곁으로 다가와서 난 안 주냐고...
딸은 중국에서 두 해 유학을 했고 차를 마신지 제법 되었다.
역시나 맛있다는 반응을 아끼지 않으니 대설산 전홍이 맛있다는 건 전원 동의가 되었다.
장모님과 아내는 카페인에 예민한지라 저녁차는 사양하니 다음주 주말에 평을 받아야겠다.
3대가 한 집에 산다면 사위와 딸에게 저녁마다 차를 낸 텐데...ㅎㅎ
가족이 차를 마시며 저녁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한 집이 있을까? ^^
맹봉호 대설산 고수홍차,
달콤한 밀향은 조금 더 욕심을 부리고 싶지만 담백한 향미에 오히려 자주 마시고 싶은 차이다.
단맛이나 향이 더 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자주 손이 가는 차는 담백한 쪽이긴 하다.
28,000원에 357g의 순료 고수홍차병...
이렇게 좋은 차를 나눔해 주시는 대평님, 잘 마시겠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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