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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910
가을비 내리는 날 홍차를 마시며
가을비가 내린다.
봄비는 그리움이 일지만 가을비는 외로움으로 다가온다.
찬바람에 묻어오는 쓸쓸한 기운은 단지 시월의 기온 때문만은 아니리라.
오래된 오디오의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플룻 독주 음율이 가을비의 정서를 더 쓸쓸하게 만든다.
봄은 여자,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이 서글픈 분위기가 왜 남자의 그것일까?
아직 나뭇잎의 푸르럼이 기운을 잃지 않았고 노란 국화가 반기니 겨울은 산을 넘지 않았으리.
가을비가 괜히 기분을 처지게 만드니 홍차가 생각난다.
홍차는 기운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향미가 고운 대설산 맹봉호 고수홍차를 우렸다.
홍차는 향미에 걸맞게 화려한 다기에 우려야 제격이리라.
페이스북을 하면서 구입하게 된 차모아의 다기를 홍차 전용으로 쓴다.
푸른 연꽃이 가득 피었는데 연분홍 연꽃이 도드라진 멋진 다기이다.
쓸쓸함이 홍차를 마신다고 쉬 가셔질까?
누군가를 떠올려보려 하지만 머릿 속에서 모이다가 흩어져 버린다.
홍차의 향미와 플룻의 음율이 젖어서 가을비의 정취에 취하면 그만일터....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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