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차 한 잔의 짧은 생각

붓으로 쓴 연하장을 받아들고

무설자 2019. 2. 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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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쓴 연하장을 받아들고 



세상에 귀한 것이 참 많지만 마음을 담아 전해지는 것보다 더 한 게 있을까?

설날 앞에 손글씨로 쓴 봉투에 담겨온 붓글씨로 진한 情이 그득한 연하장을 받았다.

요즘 SNS 연하장이란 정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데 이런 덕담이 오다니.


모모씨 귀하, 누구누구께라는 받는 이의 이름이라도 써서 날아오면 그나마 다행이다.

어차피 손편지는 꿈도 꾸지 못하는 세태라지만 한줄 문장이라도 손수 지어서 보내면 안 될까?

새해를 맞이하여 마음과 정성을 다해 받는 이에게 신년 덕담을 나누는 게 연하장이지 않은가.


보내는 사람은 의무감으로 수십 수백 수천 명 수신자를 선택해서 그 중 한 사람이 된다.

이모티콘이나 그래픽 연하장을 남발해 보낸 수신자의 한 사람이 된 기분이 유쾌한 사람이 있을까?

어디서 퍼 왔는지 알 수 없는 현란한 영상이 담겨진 연하장이 뿅뿅~~~수없이 날아든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안부를 나눌 사람을 떠올리며 쉰 통의 연하장을 손글씨로 써서 보냈다.

주소보다 폰번호로 소통되는 세상이라 우표를 붙여 보내는 손편지는 누구에게나 언감생심일지 모른다.

하지만 손글씨에서 손가락 메시지로 쓴다는 수단만 달리 할 뿐 그 사람에게만 보내는 연하인사를 기다려 본다.

(2019, 2, 1)

 




무 설 자